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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2016_대만

대만 여행 .. #7 고양이 마을 허우통을 가다_핑시선 여행

160414


첫째날: 인천공항 → 타이페이 시내  → 시먼딩 → 용산사  화시야시장 → 타이페이101타워

둘째날: 허우통(고양이마을) → 스펀(천등날리기)  → 지우펀 → 타이베이101타워




여행 둘째날이 되면 언제나 자신감이 붙는다.

첫 날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고, 아침 풍경이 익숙해진다. 


대만에서의 둘째날 아침은 다른 이유로도 기분이 좋았다.

비가 내리지 않았던 것. 5일 내내 비가 내린다는 예보와 달라서 너무 좋았다. 


물론 잔뜩 흐려서 뭔가 분위기가 우중충하긴 했지만 (아침 10시의 사진이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게 어디인가!!



첫 째날 글에서 말했다싶이 타이베이 자체는 그리 매력있는 여행지가 아니었다.

여행을 준비할때도 느꼈고 실제로 가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타이베이 근교에는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가득찬 도시들이 많이 있었다. 

덕분에 5일 간의 대만 여행에서 타이베이는 단 하루만 둘러보았고 나머지 4일은 근교 도시 여행에 쏟아부었다.


오늘은 그 근교여행의 첫째 날로, 핑시선을 타고 독특한 매력으로 통통 튀는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허우통과, 천등 날리기로 유명한 스펀, 그리고 아름다운 홍등으로 유명한 지우펀!!


핑시선 기차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루이팡 역으로 가야한다. 핑시선의 시발역이기 때문이다. 

루이팡역은 MRT노선이 아니라 TRA노선이다. 따라서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으로 가서 TRA를 타야한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루이팡역으로 가는 TRA노선은 이지카드로 이용 가능하다. 

따라서 이지카드를 갖고 있다면 굳이 번거롭게 추가 티켓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루이팡역에 도착한 뒤, 핑시선을 이요하기 위해서는 따로 티켓을 구매해야하는데

만약 핑시선을 두 세번 넘게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아예 핑시선 1일권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핑시선 1일권은 대만화폐로 단돈 64원(한화로 약 2,500원)밖에 안하니까 그냥 하나 구입하는게 맘편하다. 

다만 루이팡 역에 도착해서 1일권을 사려고 하면 사람이 많아서 번잡하니까 그냥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구입하자.


만약 이지카드가 있다면 위에서 말했듯 TRA 루이팡역으로 가는 티켓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이지카드가 없다면 따로 구매해야하는데,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의 티켓 윈도우에서 구매 가능하다.



그런데 핑시선 1일권은 1~11번 창구에서 판매하지 않고 그 옆에 있는 12번 창구에서만 판매한다. (왜..-_-?)



TRA탑승구역은 티켓을 구매한 곳에서 한 층 아래로 내려오면 된다. 

마치 기차 플랫폼 같은 곳을 통과하면 되는데 대략 4번 플랫폼에서 탑승하면 된다. 

사진 우측 상단에보면 TO Ruifang이 보인다. 행선지를 잘 확인하고 탑승하자. 

(안그러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 된다 ㄷㄷ)



타이베이 메인스테이션에서 루이팡까지는 TRA를 타고 대략 50분 정도 소요된다. 

시내를 어느정도 벗어나면 갑자기 열차 창 밖으로 멋진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놓치지 말자)



 타이베이 시에서 3시 방향으로 횡단하면 나오는 곳이 루이팡



루이팡역에 도착했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여전히 하늘은 흐렸다. 

허우통으로 가는 열차는 루이팡 역에 있는 다른 플랫폼으로 가야 했다. 


플랫폼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편한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핑시선을 탈 수 있는 플랫폼에 가면 기둥에 보듯 'Pingxi waitng zone' 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사진 상에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사진을 찍은 내 등뒤로 수많은 사람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그러니..정신없는 루이팡 역에서 핑시선 1일 권을 살 생각일랑 말고 타이베이처잔역에서 삽니다-_-a



드디어 들어오는 핑시열차. 귀엽게 생겼다. 

핑시선의 총길이는 대략 13km정도 되는데 1907년 핑시지역에서 탄광이 발견된 이후 석탄 운반을 위해 1918년 광산철도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듯 핑시역시 탄광업이 몰락하면서 낙후되기 시작했는데 그 후 관광열차로 탈바꿈하여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손님을 실을 목적보다는 관광성이 짙기 때문에 객차 수가 많지도 않고 열차 내부도 아담하다. 

차량과 차량을 연결하는 부분이 동그랗게 되어 있다. 



루이팡에서 허우통까지는 십 수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정말 눈깜짝 할 새면 도착하기 때문에 서서 가더라도 별 무리는 없다. 



귀엽게 생긴 핑시선 열차를 떠나보내며..



허우통 역에서 벗어나기 전에 열차표는 한 번 정도 확인하자.

정확한 시간을 알 필요는 없겠지만 대략 몇 분에 한 대씩 열차가 오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니까.

이건 뭐..열차 여행의 기본 중 기본 (물론 시간과 돈이 많다면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겠지만)



열차 플랫폼에서 역으로 빠져나오려는데 곳곳에 고양이 모양 간판이 반겨준다.

아..정말 고양이 마을이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개찰구를 통과하면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내려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고양이 마을이고, 

계단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탄광마을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구름다리가 나온다.



짠~허우통 역에서 고양이 마을로 갈 수 있는 브릿지, 구름다리.

뭔가..SF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ㄷㄷ


구름다리 위에는 홍등이 쭉 놓여져있고 양 옆으로 고양이와 관련된 간판들이 서 있다. 



그리고, 고양이도 서 있다 ㅋㅋ 이제야 고양이 마을에 왔구나? 라는게 실감이 난다.



고양이는 하루의 2/3을 잠에 쏟아붓는다는데 정말 뭐 보는 고양이마다 눈이 게슴츠레..ㅋㅋ



구름다리를 지나면 바로 마을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딱히 지도 없이 돌아다녀도 된다.

마을 규모가 워낙 작아서 맘만 먹으면 대략 30분 정도에 다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날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 내키는대로 돌아보기로 해서 마음의 여유가 충분했다. 


양 갈래 길 중 일단 오른쪽으로 가보기로.



마을 입구 난간에 거대하고 푸짐한 덩치의 고양이 한 마리가 걸터누워있다. 

어디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냐 (확인해보니 그냥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_-)



이 녀석은..화분 위에 걸터앉아 잠을 청하고 있다. 포근하고 아늑해보인다. 

자리 잘잡았네 ㅋㅋ 그냥 이런 식으로 도처에 고양이들이 널려?있다. 

말 그대로 발에 치이고 눈에 밟히는게 고양이들 ㅋㅋ



허우통에 와서 놀랬던 것은 바로 자연환경이었다. 

여행책자에서는 이런 풍경을 보여주지 않았잖아!!


그냥 단순히 탄광마을이었고, 쇠락한 뒤 우연히 마을 주민 하나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게 알려져서

지금처럼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졌다..정도만 알고 있어서 고양이만 기대했는데, 자연풍경이 기대 이상이었다. 


산깊고 물맑은 곳에 기찻길 두어 개 지나가는 한적하고 조용하고 고요하고 맑고 깨끗한(-_-) 청정 시골마을이다. 

비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저 멀리 보이는 산 위에 안개까지 걸려있으니 신선놀음할 만한 곳이 따로 없다. 



허우통 역과 고양이 마을과의 연결고리인 구름다리.

맞은편으로 넘어가면 탄광마을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고양이마을 지도. 크지 않다. 별다른 여행법도 없다. 발길 닿는대로 걷자.



아내도 나도 고양이를 좋아한다. 가끔 주말에 고양이 카페를 갈 정도로.

다만 집에서 키우지는 않는데(귀차니즘..) 덕분에 고양이 마을에 대한 기대가 굉장했다. 

그리고 기대에 걸맞게 고양이 마을 이곳저곳에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무서운(응?) 고양이들이 많이 있었다.



고양이 머리통?모양 조형물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거..거긴 어떻게 올라간거냐 ㅋㅋ



턱 아래를 긁어주면 이상한? 표정을 짓는 녀석.

절대..눈을 뜨지 않는다..ㅋㅋ 눈 좀 떠라..잠좀 그만자고..

(내가 집에서 누군가에게 하는 말과 비슷하군..)



항아리에 고인 물을 혀로 낼름낼름 마시고 있는 녀석.

잘생겼다. 고양이 마을에서 본 고양이 중 제일 미남!



고양이마을 이곳저곳에는 주의문 같은게 있다. 대략적인 내용은..

고양이에게 아무 먹이나 주지 말 것, 사람이 사는 곳이니 매너를 지킬 것, 

고양이를 학대하거나 괴롭히지 말 것..요정도?



마을 안쪽으로 걸어도 아름다운 풍경은 계속 이어진다. 

정말이지 스위스에서나 볼법한 풍경들..



덕분에 허우통 마을에는 고양이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도 많고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 



이 마을 사람들은 전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나?-_-;;



마을의 한쪽 끝으로 가면 고양이 관련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그런데,



어딘가 쏘옥 안길 공간만 있으면 파고 들어가 또아리를 튼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귀엽네 ㅋㅋ



어우, 깜짝 놀랐다 야 ㅋㅋ 너도 살 수 있는거냐?ㅋㅋ


기념품 가게를 끝으로 고양이 마을도 끝이 났다. 

계단 위를 올라가면 그냥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시간이 많으면 갈 법 하지만 아무것도 없으니 안가도 무방.







다시 마을 중앙으로 가서 이번에는 왼편을 둘러보기로 한다.

어느새 지붕 위에 세 마리가 앉아있다. 각자 멀리 떨어진 걸 보니 서로 안친한듯?ㅋㅋ



보행길 사이사이 위로 솟은 높다란 계단을 보니 갑자기 스위스 뮈렌이 생각난다. 

마을은 생각보다 예쁘게 구며져 있다. '이렇게 예쁘게 꾸며야지' 라는 상업적 의도가 많이 드러나지 않아 좋다.

적당한 곳에 이렇게 꾸미면 예쁠 것 같다 싶은 곳에 벽화나 화분 같은 것들이 자리잡고 있다. 



마을이 깨끗한 덕분일까..여기서 만난 고양이들은 전부 털이 뽀얗다. 

게다가 사람들을 봐도 도망가지 않고 몇몇 고양이들은 엉겨붙는다. 

사랑받는다는 증거다. 한국의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바쁘다..



아내의 장난기//



어미와 새끼 고양이인걸까



마을 입구에서 왼편으로 가면 오른편보다는 조금 더 한적하다. 



조금 더 본격적인 고양이 관련 기념품 가게가 나온다.

고양이 한 마리가 입구 앞을 지키고 서있다 ㅋㅋ



안에는 그냥 뻔한 기념품들이 있다. 



그 외 이런 가게도 있고 (그런데 사람은 없다)



길 한켠에는 이런 것도 있다. 아..이런거 너무 좋다. 분위기가..어우..죽네 죽어 ㅋㅋ



왼편으로 와서 보는 맞은편 풍경도 아름답다. 

비가 내리고 난 뒤의 산이나 숲을 보는 건 언제나 즐겁다.



동화마을 할슈타트를 연상케 하는 계단.

오버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정말로 비슷하다. 



편히 앉아서 맞은편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설치된 벤치.

자세히 보면 엉덩이 부분이 움푹 들어가서 앉으면 거의 반 누운 자세가 된다 ㅋㅋ



거대한 고양이가 걸터앉은 계단 위로 올라가면 카페가 하나 있다. 

하하호호 행복한 웃음소리가 위에서 들렸지만 굳이 올라가진 않았다.



음...음..응?? 뭐지 저 거대한 고양이는 ㅋㅋ 

지붕위에 거대 고양이가 올라앉았다.



이 마을에 무슨 간판이나 벽화 그리는 사람이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예쁜 고양이 벽화가 많다. 



왼편도 마을의 끝까지 걸어보고 난 뒤 다시 마을 입구로 돌아왔다. 

귀엽고 깜찍하고 도도하고 시크한 고양이들이 넘쳐난 건 기대에 부응했고

그 이상으로 자연 풍경이 좋고 공기도 맑아서 처음 계획보다 더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구름다리를 건너 맞은편으로 넘어가 가볍게 산책이나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정말 우연히 너무나도 멋진 장면과 마주하게 된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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