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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09_독일

독일 뮌헨 근교 여행 .. #4 독일에서 느끼는 알프스 "가르미슈"

# 너무도 맑은 공기 가르미슈

 

할슈타트와 가르미슈 중 어디를 갈 지는 너무도 쉽게 결정되었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할슈타트행 기차를 놓친거다-_-;; 그래서 헐레벌떡 일어나서 가르미슈행 열차를 타러 중앙역으로 가니 오전 8시 25분. 탑승까지 5분을 남겨둔 채 부리나케 전광판을 찾아서 편명과 도착지와 플랫폼을 확인하고 29번 플랫폼으로 열심히 뛰어가서 출발 1분 전에 탑승을 완료했다. 역이 어찌나 크던지 한참을 뛰어갔다-_-;;


결과적으로 말하면 융프라우요흐를 가보지 못해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가르미슈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일단 뮌헨에서 가르미슈까지 가는 1시간 20분 동안 열차 밖의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고 예뻤다. 그리고 가르미슈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알프스의 고봉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열차 안에서부터 벌써 관광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잠시 감상해보자



가르미슈로 향하는 길에서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들..



유럽은 열차를 타고 가며 마주치는 이런 풍경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높고 험한 산들 투성이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런 드넓고 아름다운 평야라니..

한편으론 참 부러운..



높다란 산이 보이는 걸 보니..가르미슈에 거의 도착한듯



원래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이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 있는 작은 도시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추크슈피체 산 기슭에 위치한다. 

1936년 제4회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



가르미슈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알프스 산맥이 보고 싶어서였다. 원래는 스위스에서 융프라우요흐에 가고 독일에서는 퓌센에 가려고 했는데 [뮬루즈-니스] 열차 예약을 하루 앞당기면서 스위스에서의 일정이 그만큼 줄어드는 바람에 융프라우요흐에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아쉽지만 독일에서 알프스를 느껴야 했다. 그리고 바로 가르미슈가 독일에서 알프스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였다. 



가르미슈역에 도착하면 역 건너편에 있는 간이역으로 가야 한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반열차+케이블카’ 티켓을 거기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할인이 되니 패스 홀더라고 꼭 말해주자. 그러면 42유로 정도 한다. 



간이역에서 산 아래 케이블카 까지는 등산 열차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열차는 굉장히 작고 예쁘고 클래시컬 했는데 기차 기적소리를 내며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차창 밖 풍경 역시 너무도 예뻤다. 나중에 융프라우요흐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비교해봐야겠다. 


아무튼 케이블카 탑승 구역에 도착해서 열차에서 내렸는데, 공기가! 공기가!! 공기가!!! 너무나도 맑아서 깜짝 놀랐다. 태어나서 그런 공기는 처음 맡아봤다. 정말 가슴 깊은 곳까지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나의 소중한? 입장권 ㅎㅎ



가르미슈 산악열차 및 케이블 카의 경로..참고가 되려나

나는 제일 높은 우측 코스로 다녀왔다.



케이블카 대기 구역으로 가서 케이블카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뒤쪽 통제구역 문이 열려있길래 빼꼼이 목을 내밀고 들여다 봤더니 케이블카를 움직이는 거대한 도르래?와 케이블 등이 있는 곳이었다. 저쪽에서 통제원이 오더니 들어와보라고 손짓해서 가까이서 기계가 움직이는 걸 지켜봤다. 기계과여서 그런지 정말 신기했다.



이거시 해발 3천미터로 올려다주는 힘의 원천!!



이윽고 차례가 돌아왔고, 케이블카에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탔다. 케이블카에는 거의 20명 정도 탑승할 수 있었고 해발 2962m까지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케이블카 안에서는 속도를 잘 못 느꼈지만 작은 계기판에서 확인해보니 초속 9m의 빠른 속도였다.



케이블카에 같이 탑승한 사람들. 뭔가 모를 긴장감이..



케이블카 역을 떠나 3천미터로 향하는 중!!



케이블카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글로 어찌 묘사가 안되는 그런 것이었다. 멀리 깨끗하고 아름다운 호수도 스쳐지나가고 위로 올라갈수록 한기가 느껴졌다. 산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있고..숨이 막힐 듯 아름다웠던 풍경들..잠시 감상..



맑아보이는 호수..



벌목된 산 중턱



울렁증이 있는 사람은 조심. 타 본 사람만 아는 저 철탑의 무서움ㄷㄷㄷ



창밖으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알프스의 만년설..(맞나-_-;;)



방금 지나간 철탑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인다.



왼쪽 키다리 아저씨가 나를 기계실로 안내해 준 분.



슬슬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느낌인지 뭔진 모르지만 왠지 숨이 차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스위스에서 알프스에 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알프스를 느낄 마지막 기회여서 더 절박했는지도 모른다. 해발 2962m아래로 펼쳐진 풍경들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정말 손쉽게 백두산 정상보다도 더 높은 곳에 올라와 버린 것이다. 이렇게 높은 곳을 케이블카로 연결하고 식당을 만들고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다니, 새삼 놀라운 인간의 기술력!!



높은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목숨을 걸고 등산을 하는 산악인들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갔다. 카메라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풍경에 넋이 나간 채 이리저리 좋아라 뛰어다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화장실?!!



해발 3천 미터에 위치한 식당.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아직 사람이 없다.

정오를 넘기면서부터 사람들이 차기 시작



식당 창문에 꽝꽝 얼어붙은 고드름 -0-



옷은 청바지에 반팔티셔츠+얇은 윈드스토퍼를 입었는데 꽤 추우면서도 그럭저럭 견딜 만 했다. 산 정상이어서 그런지 구름이 많이 끼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도이치 텔레콤 중계기지



허..너네 꽤나 높이 날아왔구나;;



호수가 꽤나 넓은데도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내려다보기엔 정말 아찔한 높이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낀 게 흠이지만..그래도 저 장엄한 풍경 앞에선..



장엄장엄 열매 섭취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몰려온다. 이 높은 산자락에 이런 건물을 짓다니 대단하다.



으어..아저씨 저런 장소에서 눈을 치우심;;



왠지 독일 할아버지같아 ㅎㅎ



해발 3천미터 (조금 안되게) 인증 ㅎㅎ



컹...넌 춥지도 않냐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너무 추워서 오래 있기 힘들었다. 가끔 전망대 아래로 내려가 몸을 녹이고 유리창 밖으로 산 아래 풍경을 보다가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지나고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왔다. 다음 사진들은 내려오면서 찍은 것들.



아래로 내려오면서 눈이 녹는게 보인다.



작은 물줄기가 되어 아래로 흘러 내린다.



이제 푸릇푸릇함이 보이는 케이블카 출발역으로..



내려오는 중에 과연 그 풍경들이 내 마음 속에 잘 담겨져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쉬웠다. 다음에 여행올 때에는 스위스를 통해 알프스에 오르겠지? 하지만 내게 처음으로 알프스를 느끼게 해준 가르미슈, 너무 고마운 곳.



겨우 반나절 남짓의 짧은 외도였지만 유럽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