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듣고/즐기고/음악

MBC 오빠밴드



요새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공중파에서, 그것도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락 밴드를 다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프로그램의 컨셉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밴드를 결성하고 차츰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성장다큐예능(-_-;;)같은데..이미 케이블에서 비슷한 시도를 여러번 해온지라 신선하지는 않다. 가장 비슷한 예로는 몇 개월전 방송된 엠넷의 '밴드오브브라더스'를 들 수 있겠다. 

밴드오브브라더스는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 희철, 그리고 The Trax멤버 제이와 정모가 출연했는데..오빠 밴드가 아마도 밴드오브브라더스의 포맷을 빌린게 아닌가 생각한다. 몽창 아이돌로만 멤버를 구성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르니까 베테랑 예능인 몇 명을 추가로 캐스팅한 것이 오빠밴드같다. 

예능프로로서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신동엽, 탁재훈, 김구라를 배치했고, 10~20대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박성민이 캐스팅 되었고, 밴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밴드출신 김정모를, 그리고 연주에 있어서 전체적인 어레인지를 담당하는 유영석을 합류시켰다. 여기에 객원 보컬이라는 시스템을 둬서 게스트 형식으로 외부 연예인을 초청할 수도 있고.

포맷 자체는 괜찮은데, 세부적인 캐스팅에 있어서는 조금 불만족스럽다. 신동엽, 탁재훈, 김구라 중에서는 김구라는 빠져도 되지 않나 싶다. 말 많은 세 명이 모이니까 지루하지 않아서 좋기는 한데 가끔 밴드 성장 예능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없잖아 있다. 혹은, 그냥 개인적으로 김구라를 싫어해서 이러는 걸 수도 있다

박성민 김정모 두 명의 캐스팅은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중이다..박성민보다 인지도가 좀 더 높은 아이돌이 출연했어도 좋았겠지만(개인적으로는 김희철이 들어왔으면 했는데, 기타를 다룰 줄 아는지가 미지수..) 본인에게도,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대중들에게도 윈윈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정모 역시 밴드 The Trax 출신으로 기타, 베이스, 드럼 연주에 능해 오빠 밴드 내에서 빠져서는 안될 중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돌 밴드(?) 출신 답게 외모도 출중하여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지금까지 방송된 분량은 재미있게 봤는데, 25일 방송분에서는 좀 의아스러웠다. 느닷없는 몰카와, 갑작스럽게 정해진 슈퍼주니어 콘서트 오프닝 무대, 그리고 허술한 연습과 어설픈 무대 등..본격 밴드를 지향하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많이 퇴색된 느낌이었다. 슈퍼주니어의 소리소리를 락버전으로 연주한 것은 이미 유투브의 모 밴드가 한 바 있고, 연주 장면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그나마 드럼은 기계로 대체하고 무대에서는 춤을 추지 않나..

아직 프로그램 초창기여서 그런지 뭔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