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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즐기고/음악

Versus - 존 레논..vs 커트 코베인

* 원문 작성일은 모르겠음..아주 옛날 어릴 때 써서..조금 유치..

 

It's better to burnaway

than to fadeaway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록 음악 전문 잡지
 Rolling Stone은 재미로 독자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의 대상은 바로 존 레논과 커트 코베인.

이 글을 읽고 있는 몇몇 분들 중에는
'존 레논은 알겠는데..커트코베인은 누구지?'
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존 레논과 커트코베인은 각각 1960년대와 1990년대라는
범상치 않은 시기에 '세대의 목소리' 이자 '반영' 이었다.


두 인물이 각각 록 밴드 비틀즈와 너바나를 이끌었다던가
이를 통해 대중음악계에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문화적 파장을 일으켰다던가


혹은, 그에 관련된 무수한 얘기들은 

그들의 매니아들에겐 정말로 지리 멸멸한 얘기일 터..


이 둘은 불우한 성장 배경, 스타덤으로의 도약,
섬세하고 예민한 캐릭터 등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


커트코베인의 부인인 코트니 러브가 오노 요코 못지않은
강렬한 페르소나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종종 비교된다.


그렇지만 두 인물이 팝 스타덤에 대처하는 방식은
시대의 차이만큼이나 대조적이었다.

 

로큰롤의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었던 레논과는 달리

코베인에게는 이상이 없었다.

코베인이 펑크로부터 전유해온 것은

집단적 무정부상태라는 정치적 강령이기보다는

'언더그라운드의 순수성' 이라는 미학적 태도였다.

 

레논은 팝 음악이 가장 영광스러웠던 시기에 스타덤에 올랐던 반면,

코베인은 팝 음악이 가장 불신받던 시기에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차이는 자연스럽다.

 

또한 레논이 좋게 말하면 몽상가이고

나쁘게 말하면 허풍쟁이라 할 수 있다면

 

코베인은 좋게 말하면 순수했고

나쁘게 말하면 자멸했을 뿐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들에게 위대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

이들의 삶이나 죽음의 목표가 위대했다기보다는

자신이 서 있는 곳에 대해 극한적으로 사고하고

부단히 싸웠다는 점 때문이니까
 

 

하지만 레논의 어처구니없는 '타살'이 계속해서

'만약 그가 죽지않았더라면...'

이라는 미완의 기대를 남긴다면

 

코베인의 어이없는 '자살'은

'설사 그가 계속 살았더라도...'

라는 완결된 포기를 던진다.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한길사) 참고-

 

 

인물비교라지만, 이 둘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여러가지 설명을 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둘을 잘 알고 있는 소수를 위해..


솔직히 나는 비틀즈보다 너바나를 먼저 접했다.


중학교때 한창 음악에 빠져살때 즈음

어느 잡지에서 추천음반란에 'NIRVANA' 라는 글자를 보고
그냥 이상하게도 끌려서 레코드가게에 가서 CD를 샀다.


그리고 집에와서 첫번째 트랙을 들었는데
듣는순간부터 곡이 멈출때 까지 정말 숨도 쉬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10번을 반복해서 계속 들었다.
듣고 또 듣고 듣고 또 듣고..


그리고나서 CD재킷을 보니 제목이
Smells like teen sprit 였음을 알았다.


그리고 이걸 부른 가수는 이미 3년 전에 자살했다는 것도.


비틀즈는 그로부터 3년 뒤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쯤 접했다.


너바나의 첫 곡을 들었을때의 충격따위는 없었으나
이들이 왜 전설의 대우를 받고있는지
곡을 들으면 들을 수록 점점 더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솔직히 존 레논과 커트 코베인을 연관지어서까지 생각하진 못했다.

처음에 이들의 음악을 접했을땐 그저 이들의 음악이 좋았을뿐

이 음악을 만든 사람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도대체 이런 음악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라는 생각에 닿았고,

그 후로 틈나는대로 비틀즈와 너바나 멤버들에 대해

하나 둘 씩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내게 남은 건 바로

존 레논과 커트 코베인..

 

 

솔직히 나는 존 레논보다는

커트 코베인이 훨씬 cool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접했을 때의 impact때문일까..

혹은 동시대를 잠깐이나마 같이 공유했던 친근함때문일까..

그냥 그의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는 매력이 참 맘에 들었다.

 

존 레논은 뭐랄까..너무 음악 외적인 것에

자신을 많이 내던졌다라고 할까..

적어도 커트 코베인은 정치적이거나

예술적인 외도는 보이지 않았으니..

물론 무엇이 더 고상하고 존경스러운지는 알 수 없으나..

 

조금 빗나간 얘기지만,

 

어쩌면 이들은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이 실제로 갖고있던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대중들로부터, 혹은 대중문화로 부터 부여받았는지도 모른다.

희소성의 가치를 넘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보석의 가치를 지닌 셈이니..

 

어쩌면 대중문화와 이런 스타들을 '만들고' '확대재생산' 하여

그 파이를 늘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너바나와 비틀즈와 비슷한(?)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서태지와아이들'의 멤버들이 아직까지 '잘(?)'살아있음은

우리에게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서태지와 아이들 그 자체로는 죽어 전설이 되었지만

그 멤버들은 살아숨쉬고 아직도 우리 앞에 남아있지 않은가..

 

 

어쨋든 너바나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너바나 음악을 지금 내 mp3에 담아놓고 있지는 않다.

그냥.. 계속계속 즐겨들을만한 노래는 아닌거 같다.

 

그래도..커트코베인의 사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유사밴드들의 음악을 아직까지 듣자니

originality에 대한 갈증이 생겨 오늘도 어김없이 한곡 듣게 된다.

 

You know You're right

 

??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