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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14_프랑스

프랑스 파리 신혼여행 .. #6 아름다운 파리의 야경, 마지막 날 밤을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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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뿔도 단김에 뺀다고..생각난 김에 신혼여행 마지막 글을 써본다.

아직 에필로그로 하나 남겨두긴 했지만 5월 2일부터 시작해서 근 두 달 반 동안

2주 간의 신혼여행기를 빼곡히 올려놨다.


누구 보라고 썼다기 보다는..그냥 우리 둘의 알콩달콩한 이야기의 기록이기에

사실 뭐 정성을 들였다거나 그러진 않았는데..그 와중에 누군가에게 좋은 정보가 되고, 재미난 볼거리가 되었으면 싶은 마음은 있다.

여기 올라간 모든 글이 그러하듯..아무튼..



파리에서의 마지막날 밤엔 몽마르트 언덕에 가고 싶었다.

6년 전 파리에서는 흐린 날의 몽마르트만 구경했는데..해 질 무렵 가는 건 이번이 처음


몽마르트 언덕은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푸니쿨라를 타고 편하게 갈 수도 있다.

몽마르트 역에 내리면 지하철역에 푸니쿨라를 타러 가는 화살표도 보인다.



하지만 사람도 많을 것 같았고..기다리다가는 해가 저물 것 같아서 

푸니쿨라 대신 직접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바쁜 발걸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사진..

각이 삐뚤어 졌따. 멈춰서서 찍은게 아니라 걸으면서 찍어서..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하는 길이 어딘진 몰라도 된다.

그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온다.



해질 무렵 어슴프레해진 햇빛을 받은 시내의 색이 무척 예쁘다.

보라빛도 아니고 주황빛도 아니고..다릴 표현할 길이 없다.



아내가 뛰기 시작한다. 지는 태양을 놓치기 싫어서이다.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같은 방향을 향하는 무리 중 더러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자신 중앙에 계단이 보인다.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하는 (지옥의) 계단이다.



계단을 걷다가 잠시 뒤돌아본다. 

파리의 시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계단을 오르면 뭔가 축제 분위기가 난다.

예쁘게 꾸며놓은 가게도 많고, 사람도 많고 흥겨운 음악 소리도 들리고 왁자지껄하다. 

좁은 공간에 이렇게 가득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언제나 흥분된다.


저기 구석에 아내의 얼굴이 보인다. 급히 스티커로 가려본다.

허..아내인지 몰라봤어 ㄷㄷ 특히나 못생겨 보여서 가림..ㅋㅋㅋ



샤크레쾨르 성당쪽으로 향하는데 사람들이 철창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뭘 보려고 저렇게 모여 있는 거지? 라면서 다가갔는데 과연..



다닥다닥 붙어 있을 법 하다.

눈 앞에 해질 무렵 어둑어둑 해진 파리의 풍경이 나타난다.

에펠탑이 각도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안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하늘 색이 정말 예뻤다. 어두운 푸른색에서 짙은 붉은 색으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저 모습..



그게 아름다웠는지 아내도 이번엔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한다. 



몇 분 채 서 있지 않았는데 금세 어두워졌다.

빨리 샤크레쾨르 성당으로 가야할 시간..



올라오다가 마주친 푸니쿨라 정류장.

이걸 타고 올라오면 무척 편하겠지만

아까 보았던 낭만적인 장면은 다 놓쳤을 것 같다.


가끔은 문명의 이기보다

무식함을 누려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성당이 저 멀리 보인다. 계단은 이미 사람들로 만석이다.

다들 계단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완벽한 대칭형 건물. 

그저 지는 해를 바라보러 모인 게 아니라 

무언가 저 위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즉흥 연주와 사람들의 환호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이런 밤에 충분히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성당을 등지고 뒤를 돌아보면 바로 이런 풍경이다.

마치 로마의 스페인 계단 위에서 로마 시내를 내려보는 것과 같다. 



는 내 거대한 착각인걸로...6년 전 찍은 로마 사진인데..전혀 다르네..풍경은..-_-;; 죄송합니다. 기억의 날조였어요 아무튼..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 포인트가 바로 몽마르트 언덕이라고 생각한다.

에펠탑에서 보는 풍경은 너무 높고..시야각이 거의 직각에 가까우니...

여기처럼 편안한 높이와 각도에서 바라보는 곳도 없다고 생각..



고도제한으로 만들어진 평평한 스카이라인이 주는 편안함..

촛점의 동선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시내 곳고셍 고르게 퍼진다.



파리에 오면..꼭 몽마르트 언덕에서 해지는 시내를 바라봅시다.

없던 낭만도 생기네요. 6년 전엔 뭐 혼자 낭만 찾을 일이 없어서 밤엔 안왔는데

혼자라도 와서 즐길걸..하고 후회가 생기는 중..



신혼여행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아내와 함께//



아내의 표현을 빌리면..저 그라데이션이 정말 예쁜 것 같다.

밝음과 어둠, 파란 하늘과 붉은 하늘이 공존하는 이순간이 그야말로  magic hour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몽마르트를 오래 담기도 전에 내려와야 했다.

문닫을 시간이라고 사람들을 내쫓기 시작 ㅎㅎ



겨울 유럽여행은 이래서 많이 아쉽다.

야경을 빠른 시간에 볼 수 있어서 좋지만..

밤이 너무 길다..낮은 짧고.



언덕을 내려오면 이런 북적이는 길을 만난다.

언덕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죄다 이 골목으로 몰려 내려온 것 마냥..



아내님의 못다 이룬 쇼핑의 꿈을 이루기 위해..라파예트로 가는 중..

다시 만난 오페라 극장. 대부분의 건물들은 밤에 더 예쁘다. 

화장을 한 여자의 얼굴과 같다고 해야 하나..조명발에 더 이뻐짐..



라파예트도 밤에 보면 더 예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여전하고.

하지만 이 시각 이 곳에서도 아내는 득템에 실패하고..



한을 풀기 위해 찾은 또 다른 백화점..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나는 끌려다녔을 뿐 ㅋㅋ

뭔가..사람들 많지 않고 고급진 백화점이라고만 알고 있다.



파리에서 쇼핑이라고 말은 했지만 아내가 명품백에 환장하는 그런 여자는 아니다.

오히려 검소했으면 검소했지..너무 검소해서 탈일 정도니까 .. 항상 난 옆에서 구매를 부추긴다. 제발 좀 사라고.


아내는 뭔가를 사는 걸 굉장히 힘들어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그래서 신혼여행 겸사겸사 큰 맘 먹고 뭔가를 사려고 부던히 노력 중이고

나 역시 신혼여행을 핑계로 아내가 좋은 물건을 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원체 물건 지르는 걸 잘 하는 성격이었다면

흘러 흘러 여기 백화점까지 올 일도 없었을 거다.

이미 여행은 팽개치고 샹제리제 거리에 상주하며 쓸어담고 있었겠지


아무튼 여기서 아내 맘에 드는 물건을 구하는 데 성공.

맘 편히 파리를 뜰 수 있게 되었다...랄까



거의 미션과도 같았던 파리 쇼핑을 마치고 시테섬으로 향했다.

노틀담 성당을 보러...아..저 시퍼런 크리스마스 트리..낮에도 밤에도 영 거슬린다 ㅎㅎ



노틀담 성당은 사실 화장 안한 맨 얼굴이 더 예쁜 것 같다.

화장이 본래의 매력을 더 망쳐놓는 느낌?

밝을 때 봐야 성당 건물의 매력을 100% 느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낮의 활기찬 에너지는 온데간데 없고

조용하고 차분히 흐르고 있는 세느강.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강이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다.

강이 있고 없고가 도시의 풍경을 너무나도 결정적으로 바꿔놓는다. 



정면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뒤에서 봐도 위에서 봐도 45도 각도에서 봐도 

어디에서 봐도 너무나도 예쁜 노틀담 대성당. 마치 내 아내같다. (아내 조공용 멘트 아닙니다ㅋㅋ)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고 생각...



신혼여행의 마지막 밤이자..떠날 시간이 다가오니 아내는 슬픔에 잠겼다..기보단

스티커만 울고 있고 스티커 뒤 얼굴은 나름 발랄하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노틀담 대성당...

생각 외로 빨리 재회했듯..앞으로도 그러하길..



노틀담 대성당을 보고...잠시 배가 고파져서 파리 맛집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탔는데..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니 매 순간이 소중하여...

별 의미 없을 지하철을 찍어버렸다. 언제 다시 파리 지하철을 타보려나..하고..

무표정하고 시크한 사람들..서울 지하철을 어느 누군가 찍으면 나 역시 저런 모습이겠거니



카페 드 뮤지스..밤 열시에 찾아갔다.

맛집을 한 곳이라도 더 방문하겠다는 아내의 열정에 이끌려..


여행객보다는 로컬로 가득찬 개런티된 식당.

고기를 시켰는데 역시 맛있었다.


마지막 날 밤이라 셔터를 누르기보단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카메라는 잠시 꺼두었다.


흔한 파리의 맛집이니..

의심 없이 다녀가셔도 될 듯



파리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은 역시나 에펠탑..

지겹다 지겹다 뻔하다 뻔하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역시나 에펠탑일 수 밖에 없다.



에필탑 역시 언제 또 만날지 몰라..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을 계속 배회했다..



두 번이나 와서 여유가 있다 해도..역시나 여행객은 여행객이었으며 

파리는 여지껏 파리였고..에펠탑은 여전히 에펠탑이었다.



늦은 시각임에도 무섭지 않았던 것은..

우리처럼 에펠탑의 낭만적인 정취를 즐기러 모여든 사람들 덕분..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시각에도 

에펠탑 주변에는 대낮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같은 포즈 같은 모양새인데 질리지 않고 계속 찍게되고

계속 보게되는 마력이 있는 에펠탑..



바로 뒷편에는 차 안에서 에펠탑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전조등 키는건 비매너요~ㅎㅎ



떠나는게 못내 아쉬워 에펠탑을 중심으로 주변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본다.

아이고 아이고..곡소리가 절로 나는 밤..떠나기 싫은 아쉬움으로 가득찬..



이 날이 지나면 황홀하고 행복하고 즐거웠던 신혼여행도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에..

마지막 한 순간 까지 에펠탑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허리를 90도로 꺾어본다. 잘있어 안녕. 금방 돌아올게.



슥소로 향하는 길..자정이 되었는데도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지하철 탑승..후 숙소로..

이로서 정말 2주 간의 신혼여행이 끝이 났다.


그 다음날은 아침 일찍 CDG로 향해야 했기에 정신이 좀 없었다.

숨가쁘게 신혼여행기를 적어왔다.


HDD에 저장하는 것 보다는 

이런 곳에 올리는게 


조금 더 안전하게 추억을 보관하는 길인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사적인 사진은 올리지 못했지만 

이렇게 스케치마냥 올려놓으면 세세한 것들은 머릿속에서 퐁퐁퐁 떠오르겠지?


2주간 행복한 추억을 함께 공유해준 아내에게 

이 글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그리고 그녀는 이후 반 년동안 또 알콩달콩 재미난 추억을 내게 주었고

앞으로도 평생 그러할 것이라 생각한다.


2주 간의 긴 여행을 두 달 반 동안 담았으니..

정리하는 글 하나 쯤은 필요할 것 같다. 


그건 다음 기회에..

그리고 고대하던 포르투갈 여행기 시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