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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도

충청도 보은군 속리산 여행 .. 국보와 보물을 숨기다, 법주사

150418


희안한 일이다. 분명 블로그에 법주사 여행기를 올렸던 것 같은데..

검색해보니 보이지를 않는다..기억이 날조된 것인가..내가 그 사이 지운건가..


올 봄, 꽃의 아름다움이 한창 물오을 4월 중순에 법주사로 향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서울에서 꽤나 먼 곳에 있었구나..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절을 찾아가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절 자체가 예쁜건 둘째치고..절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


인적 드문 고요한 산길을 걷다보면..속세의 번잡스러운 것들을 하나둘 툭툭..땅 위에 털어버리게 된다. 

경치 구경하느라 덕분에 법주사까지 향하는 아름다운 길을 담지는 못했다..



법주사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좌측에 보이는 저런 천막은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건축물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해치니까..



문을 통과하면서..시선이 중앙에 닿는다.

100여 미터 앞에 또 다른 문이 보이고..그 문 뒤로 중앙 건물?의 입구가 보인다.

중앙정렬이 잘 되어 있는 모습..하늘에서 보면 더욱 예쁠 것 같다. 



사찰 안에 발을 딛으면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약 27m의 동양 최대의 불상이라고 한다. 음..저정도가? 정말일까? 왠지 더 큰게 있을 것 같은데..


불상 중에서도 어떤 특정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불상들 중 가장 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튼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시절에 창건되었다고 하니..유럽의 그 유명하고 오래된 성당을 보며

와..유럽엔 저렇게 오래된 성당이 있네..라고 감탄했던 게 생각난다.


내가 발딛고 사는 이 땅에도 못지않게 오래된 종교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 그걸 모르고 살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의 성당과 우리의 절은 느낌이 좀 다르다.

유럽의 성당은 건축물 자체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는 반면,

절은..건축물 보다는 그걸 둘러싼 제반 환경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절에 다다르는 숲 길이라든가..불상, 경당 등을 담고 있는 커다란 마당..

아우르는 느낌이랄까..아무튼,,



속리산 법주사는 아름다운 벚꽃으로도 유명하다.

이제야 조금씩 생각이 났는데..여기는 겸사겸사 꽃을 구경하러 갔던 거로 기억이 난다. 


오래된 사찰인만큼 나무가 굉장히 크다. 

나무가 큰만큼 가지도 사방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꽃들도 한결 풍성하다.



한 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벚꽃..



벚꽃을 배경으로 아내가 포즈를 취한다. 꽃과 꽃의 만남이렸다



법주사 한 켠에는 거대한 돌바위가 있다.



뭔가 금방이라도 앞으로 쏟아질 기세..아래에 있는 사람과 그 크기를 비교해보자.



마치 사람이 다듬은 것 마냥 빤질빤질한 표면

(진짜 사람이 다듬은거면 어쩌지;;)



벚꽃 외에도 또 다른 봄 꽃의 여왕 목련이 있다.



새들의 군무마냥 화사하게 피어오른 목련꽃



목련꽃은 동백꽃마냥..매달려 있을 땐 순백의 청순함을 과시하지만..

일단 땅에 떨어지고 나면 굉장히 흉하게 변해버린다. 



속리산 법주사가 유명한 이유는..아까 보았던 거대한 돌바위나, 아름다운 꽃..커다란 불상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유물이 많다. 국보가 3개에 보물만 10개가 넘는다. 게다가 충북 유형문화재도 셀 수 없이 많다. 



국보 55호 법주사 팔상전.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고식 목조탑이란다.

신라 진흥왕때 지어졌으니..내가 유럽에 가서 경탄한 그 오래된 성당들보다 훨씬 더 오래된 형님이다.

참..바람잘날 없는 이 땅에서..원형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구나..


물론 사진 속 모습은 그 후 여러번 손보고 고친 뒤 모습..

500년에 지어지고 그 원형을 1500년 넘게 보존할 리는 없다.



뭔가 공사중인 모습..불상이 충분히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빤딱빤딱한 것이 마치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다. 


오래된 절이라 해서 왔는데 가장 김빠지는게

바로 저런 모습이 아닐까..


비슷한 예로, 경복궁도 사실 조선시대 궁전인데..

외벽을 최근 개보수하다보니..그냥 근래 지은 건물같은 느낌이 든다. 멋이 없어..



개보수의 흔적이 있긴 하지만..정말 멋스럽다. 

국보가..괜히 국보가 아닌 듯..


어딘가에 시간을 두고 앉아서 찬찬히 뜯어보면..

볼 수록 자태가 아름답다. 



한국 고건축물의 백미는 바로 이 처마가 아닐까..

모든 디테일이 여기에 몰려 있다.



저 살짝..휘어진 곡선이..참 미묘하다. 

아름다움을 잡아내기가 여간 쉽지 않을텐데..



국보 5호 법주사 쌍사자 석등. 5호다..오..순위권 ㅋㅋ

사실 세상 모든게 다 그러하지만..특히나 예술품의 경우 아는 만큼 보이는데..

내 눈에는 저것이 왜 국보인지 알 길이 없다..물론 시대보정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것 정도만..


700년대 만든 석등이니..그 시절에 저렇게 유려하게 만들려면 엄청 고생했겠지..?



법주사 국보 3형제 중 마지막 아이. 국보 64호 석련

말 그대로 돌로 만든 작은 연못이다. 이것도 700년대 작품



법주사 내부는 굉장히 넓다. 덕분에 사람이 꽤 많은데도 북적거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경 내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



문득,,여름에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꽃은 아름답게 피었으나..아직 산에 있는 나뭇잎들이 발하지 못했다.



관광객 출입금지..스님들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려나..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간다...사진 정면에 보이는 인공구조물은..좀 없었으면 좋겠는데..

아름다운 절 내부의 균형이 무너진다. 



안녕 여러분~아...저기 물고기한테 인사하시는건가




누굴까..처마의 저 미려한 곡선을 설계한 사람은..



사찰 구석에 커다란 벚꽃나무가 있어서 가보았다. 약간..벚꽃 철의 끝자락을 타고 와서 그런지

나무가 군데군데 꽃을 잃고 외로운 모습이 엿보인다.



비록 여름에 올리는 봄 여행기지만..

여름에 가셔도 매우 아름다울 것으로 사료 되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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