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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즐기고/음악

이 땅에서 락을 한다는 것?

* 원문 작성일 모르겠음..


The Trax(이하 트랙스)..아이돌 그룹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해내던 sm기획이 

몇년 전 새롭게 선보인 아이돌 락?밴드..

물론 소속사가 sm이란 이유만으로 음악도 제대로 듣지 않고

 폄하해버리는 일부 락팬들이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밴드이기도 했다



락음악의 저변이 전반적으로 취약한 이 대한민국에서, 

조금이라도 락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현재 음반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소녀팬들의 관심을 살 필요가 있었는데, 

기존의 락이라는 투박하고 거친 이미지와 마초적 성격과 외모의 밴드멤버들로는 

섬세한 감성을 지닌 10대 소녀팬들에게 어필하기 참으로 힘들었던게 사실



이러한 이유때문인지 기획사측에서는 '락은 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락밴드를 양성하지 않은게 사실이었고, 

락밴드로 오버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서는 

정말 특출난 사운드나 특출난 그 무엇이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하였으며 

진출했다 해도 어느정도의 인기를 얻기란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단적인 예로, 현재 국민밴드로 여겨지고 있는 윤도현밴드의 경우 

2002년 그들이 부른 아리랑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을까 

2002년 이전이 윤도현밴드란 대중들에게 

그저 '사랑two' '너를보내고' 등의 락 '발라드'를 부른 

그럭저럭 알려진 밴드로 인식되어있던게 사실이다.



그 외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좀 먹고살만한 밴드를 거론해보면, 

자우림, 넬, 체리필터, 서태지 등이 있을거다. 

더이상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 가히 최고라 불릴만한 마력과 매력의 사운드와 

멤버 구성을 지닌 밴드임을 알 수 있을거다.



사실, 한국의 락음악 수준은 

일반 대중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올라와있다.

그저 대중매체에 노출이 거의 되지 않을 뿐. 

군계일학마냥 노출된-위에 거론된 밴드들 말고도 

대중적인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에서부터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독특하고 도인적인 사운드를 고수하는 밴드까지 

그 다양성에 있어서만큼은 여타 락 선진국 못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음반시장이란 것도 시장(market)인 만큼 

돈을 따라 움직이게 되어있고 앞서 말했듯

음반시장의 주요 고객인 10대 소녀의 관심밖에 있는 락음악이 

메인스트림에 올라 대대적인 관심과 투자를 받긴 힘든 실정이었다.



락과 더불어 소외받고있던 힙합마저도(?) 

요즘에는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한지 오래고 

좋은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매체에 노출되고 

매니아형성을 넘어서 이제는 어느정도 

튼실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락만 천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슬프다



바다건너 이웃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락은 주류의 음악이다.

오리콘 싱글, 혹은 앨범차트를 보면 

10위 안에 항상 락음악이 자리잡고 있으며 

한 해 음반 판매 결산에서도 10위 안에 항상 락밴드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통산 음반 판매에 있어서도 

B'z라는 걸출한 락밴드가 2위와는 월등한 차이로 1위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락의 성공요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락 본연의 거칠고 마초적인 사운드에서 탈피하여 

일본특유의 멜로딕한 락을 구사하여 듣기 편하고 따라부르기 쉬운 락이라는 점..

또한 비주얼락을 위시하여 쌔끈하고 잘생긴 꽃미남들을 전면에 부각시켰다는 점..

워낙 락의 저변이 두텁고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많다는 것도 커다란 이유가 되겠다..

이 밖에 여러 이유가 모여 지금의 락음반시장을 형성했겠지..



사실, 저런 이유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먹혔는데, 

한 때 X-JAPAN의 해적 음반이 국내에서만 

백만장 넘게 팔렸다는 소문 아닌 소문이 떠도는 것만 봐도, 

혹은 대다수의 일본에서 인기있는 락밴드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있다는 사실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체 락을 싫어하거나 그런건 아닌거 같다.



다만, 우리나라 밴드들보다 일본밴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보이는건 

우리나라 밴드가 일본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도 음악적 승부보다는 음악 외적인 승부에서 차이가 갈린게 아닐까 생각된다. 

기획력이라든가 마케팅이라든가 뭐 기타 등등...

더 정확히 말하면 좋은 곡들이, 좋은 밴드들이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거나 전혀 노출되어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것은 음악 외적인 요소로, 

락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조금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락 본연의 맛은 일본락보다는 우리쪽 락이 더 짙고 진하다. 

일본락은 워낙 멜로딕함이 강해서..

듣다보면 쉽게 질리는 수도 있다(개인의 취향이니 뭐..) 

물론, 안그런 밴드들도 많지만..

어쨌든 현재 일본락음악계도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슈퍼스타의 부재..제대로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영국에서 건너와 큰 인기를 끌었던 비주얼락이 

현재는 변질되고 변질된 상태라 너무 매니악해져버렸고

 X-JAPAN, LUNASEA, GLAY, L'arc~en~ciel, Mr.Children 이후 

그렇다할 거물밴드가 나타나지 않고있다. 

일전에 디르엔그레이나 범프오브치킨 등에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나의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제대로 성장해주지 않거나 

삐딱선을 타고 있다(특이 디르엔그레이!!사운드가 그리 변하나;;)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10대 락시장을 좀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좀 반반한 얼굴과 그럭저럭한 기타와 드럼 사운드를 입혀 내보냈던 클릭비의 대 실패, 

역시 말끔한 외모와 천재라는 칭송을 듣던 음악성을 자랑했던 김사랑의 대실패, 

10대 소녀락밴드임을 자칭한 한스밴드의 도중사라짐신공..

아이돌 출신 문군의 인터넷 생매장..

등 여러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무위로 그쳤던게 사실.



그러다가 버즈의 등장으로 조금 락시장이 넓어지는가 싶었는데, 

사실 버즈를 락밴드로 분류하는 거 자체가 ..

버즈는 발라드 밴드지..발라드 밴드..제대로된 락이라고는 몇 곡 없고 

그나마도 통통거리는 낯갈스런 가벼운 곡들 뿐. 

게다가 보컬 민경훈의 노래실력은 가히 압권이었다-_-;;어찌 그리 못부르던지..

'저 얼굴로 뽑혔어요' 라고 대놓고 말하는 것 같았다

(물론 앨범을 거듭할 수록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지만 이제 해체한다며;;)



처음엔 이런 눈가리고 아웅식의 밴드를 싫어했는데, 

10대 소녀 팬들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락으로 돌릴 수 있다면 

이런 식의 접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요새는 또 FT ISLAND라는 명랑밴드가 등장하여 시끌시끌하다. 

짧은 시간에 다수의 소녀팬들을 확보하여 

슈쥬와 동방과 맞장을 뜰 분위기인가보다. 자칭 락밴드 '주제에'



특이한건, 락밴드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사에서 

다른 아이돌 그룹을 다루듯 기획하고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

 데뷔 전부터 케이블 리얼프로그램에 내보내 팬층을 확보하고, 

멤버들도 얼굴도 다들 반반하고 이쁘장하고, 

보컬의 노래도 그럭저럭 들어줄만하고 노래들도 또 괜찮다

(물론 찰랑찰랑 가볍고 신나는 대중적인 곡들로 가득찬)



그러면서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밴드하나는 바로 The Trax..

(이제야 너네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HOT, 신화,SES, 동방신기 등 내놓는 아이돌 그룹마다(다 성공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빅 히트시킨 아이돌 최고 전문제조사(?)SM이 야심차게 내놓은 아시아 락 프로젝트 그룹 트랙스!!



초반에는 요시키가 프로듀싱하고 일본현지에서도 쇼케이스 및 공연을 여는 등 

대대적인 홍보와 물량을 투입했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서 뭘하나 몰라...

초반에 일본에서 내놓은 싱글들은 참 듣기 좋았다. 

기존의 한국의 락밴드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색깔의 음악을 해주었고..



문제는 아마도 한국에서의 데뷔 싱글이었던듯. 

차라리 OVER THE RAINBOW를 데뷔싱글로 잡든가 하지 패러독스는 좀 아니었다. 

동방신기도 그렇지만 타이틀곡 선정하는 센스는 참 뭐같다. 

다른 좋은 곡들도 많은데. 

어쨌든 비쥬얼락을 표방하며 음악도 하드하고 듣기 좋았는데 

중간에 드러머 로즈가 탈퇴하고 남은 셋이서 발매한 1집 앨범은 정말 대실망.


그들만의 하드한 락을 버리고 대중적인 락으로 회귀. 

더군다나 타이틀곡은 발라드..그냥 좀 쓰디썻다. 

믿고 끝까지 가주지..라는 생각에 

SM에서 더 이상 트랙스를 밀고있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싱글은 일본에서 나오긴 하는데 예전만큼 탄력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땅에서 락음악을 한다는 건 너무나도 외로운 것 같다. 

다들 힘내시길 바란다. 

어쨌든 정말 확실한 건, 내가 처음 락에 빠져살던 10대 초반일 때에 비해 

0년이 지난 지금 훨씬 더 국내에 들을만한 락음악이 많아졌고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나아졌다는 점. 

락을 하시는 분들 스스로가 좀 자신들의 뛰어난 역량을 많이 알렸으면 하는데 그게 안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