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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09_이탈리아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 .. #3 고요하고 조용히 빛나는 피렌체의 야경..

언제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 오래 잠을 자도 그렇다. 

여행 피로가 점점 쌓여가는 걸까..정신차리고 일어나서 오늘의 일정을 시작해본다. 


이미 로마에서 돌아다니고 길을 찾는데 이력이 난 지라, 

로마보다도 몇 배나 작은 피렌체를 돌아다니는 건 너무나도 수월했다.


먼저 숙소 근처에 있던 싼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으로 갔다. 

역시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정면으로 보이는 성당의 모습이 굉장히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성당 앞의 광장도 여러 가지로 기억에 남고..


그 다음 행선지는 두오모였는데 가는 길에 잠시 가이드 북에서 추천해준 맛집에 들렀다. 

가게 문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는데 메뉴가 문 밖에 있어서 좋았다. 

근데 가게 안에서는 메뉴판 같은 것이 없어서 밖에서 보고, 정하고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불편했다. 



좁은 가게 안은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여긴 사람이 많아서 혼자먹는 난이도가 높았다.

정말 간단한 음식만 시키고..먹고 바로 빠져나옴..-_-a



밖에서 줄 서는 사람들도 많았지만..근데 음식 맛은 그저 그랬다.

역시 사람 입맛은 천차 만별인가보다. 앞에 계셨던 미국에서 오셨다는 할머님은 연신 맛이 좋다고 했는데. 



밥을 다 먹고 한 번 더 가죽 시장에 들른 다음 바로 두오모 성당으로 향했다. 

피렌체에 가장 오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성당 때문이다. 

서양 미술사 시간에 사진으로 보았던 그 커다란 돔에 인정사정 없이 끌려버렸다. 

피렌체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바로 이 두오모 성당 때문이 아닐까..



전 날이 휴관일인 때문에 실내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두오모 성당 안에 들어와 봤다.

실내가 거대하다. 돔 형식이기에, 중앙에 기둥따위가 있을리 없다.



실제로 본 두오모 성당은 나를 설레이게 만들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은 ‘꽃의 성당’ 이라는 별명을 무색하지 않게 했다. 

내부는 더욱 더 경이로웠다. 전형적인 바실리카 양식에 돔 형식의 지붕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성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돔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시스티나 성당에서의 풍경과 비슷했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놀라운 그 건축술에 덧입혀진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정말이지 종교와 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과 믿음이 아니고서야 만들어질 수 없는 걸작이 아닐까. 



조악한 화질이지만..두오모 성당 내부ㅎㅎ


두오모 성당 옆에는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도 있었다. 

이 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는 내내 피식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역시, 뭔가 알고 있으면 다르다니까. 하지만 진품은 박물관에 따로 소장되어 있다기에 약간은 감흥이 식어버렸다. 



성당을 빠져나와 강가로 향했다. 우피치 미술관은 일정에서 빼버렸다. 

집에서 정성스레 만들었던 일정표는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였다. 



너무 날이 더워서 미켈란젤로 언덕까지는 못 올라가고 

베끼오 다리만 건너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베끼오 다리는 너무 예뻤다. 

그냥 스쳐 봤을 때엔 종이조각을 찢여 붙인 것 마냥 엉성했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다리였다. 



그냥..피렌체의 주택들..

자기네 동네에..미켈란젤로가 살았었고..

브루넬레스키가 만든 성당이 있고..참 부럽다-_-a

우리 동네엔 뭐가 있지 ㅋㅋ



피렌체를 나뒹구는 고양이.

너네마저도 뭔가 있어보인다 ㅠ


숙소로 돌아가니 일행이 몇 명 더 와 있었다. 

스페인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놀러왔다는 대만인 몇 명

한 명만 이름이 기억에 남는다. 루시였나..

성격이 굉장히 활발하고 잘 웃어서 기억에 남은듯


내가 나갈 준비를 하니 같이 따라나오겠다고..

그래도 내가 하루 먼저 도착했다고 이것저것 알려주니 나를 가이드로 안 모양?-_-a



일단 나의 추천으로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가기로 했다. 

산 미니아토 알몬테 교회 앞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 전경도 예쁨.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피렌체 시내는 언제 봐도 아름다웠다. 



해가 지는 피렌체를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



피렌체 아르노 강이 지는 해의 석양을 받으며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아름다운 피렌체의 해질녘 풍경..



이번에는 야경까지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밤 8시가 넘어도 해가 떠 있는데, 더 이상 지체하기가 어려워 언덕을 내려왔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언덕 위 사람들도 슬슬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언덕을 내려오며 담은 해질녘 풍경들



언제 다시 오려나 피렌체..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올 것..



베끼오 다리를 건너면서..다시 한 번 피렌체의 해질녘을..



흘러가는 강물과 흘러가는 시간들



해가 점점 저물고 있다..



지금 이 자물쇠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자물쇠의 주인들도 잘 지내고 있을까..



언덕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미니아또 교회..



다시 피렌체 거리로..뭔가 무섭게 생겼던 식수대 

물 먹지마!!! 먹으면 알아서해!! 라는듯 ㅋㅋ



피렌체 시내의 야경..조요하고 차분하게 빛난다.

이후 대만인들을 끌고 베키오 궁전, 우피치 미술관, 두오모 대성당 등을 거쳐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쪽으로 갔다.



전날 밤 노벨라 광장에서 혼자 맥주마실 때

지나가던 이탈리아 아저씨가 근처에 맛있는 케밥집이 있다고 알려줬다.


거기서 우리는 저녁을 해결했다. 

4유로 짜리 케밥을 시켰는데, 다들 배고팠는지 말 없이 우걱우걱 먹기만-_-a

그리고 숙소에 돌아가니 한 명이 또 늘었다. 

콜로라도에서 온 발음이 어눌한 동양계 미국인? 같았는데..

발음이 어눌해서 하나도 못알아듣고 친해지지도 않았다



뭐..그렇게 저렇게 숙소는 왁자지껄하게 변했고..

나는 소란스러움을 피해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다시 숙소를 나섰다.

베끼오 다리에서 본 피렌체 일반 집들..



밤에 보는 베키오 다리



조용하고 고요하고 한적한 피렌체 아르노강 풍경

물살이 참 잔잔하게 흘러간다.



저~멀리 또다시 보이는 미니아토 교회 ㅎㅎ


이후 뭐..사진도 안찍고 피렌체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기억이 난다.

몸에 베이게 하고 새기는..그런 거


다시오고 싶다. 다시올 거다. 

피렌체..


내일은 밀라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