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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자고/마시고/맛집&카페

리스본 최고의 철판 스테이크 맛집 Restaurante Alpendre


대성당 왼편으로 뻗은 좁은 골목길엔 아기자기한 디자인샵들이 있다. 


우연히 들어간 디자인 샵에서 또 정말 우연히 주인에게 근처 맛집을 물어봤더니

주저 없이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보라고 추천해준다. 기대반 의심반 찾아간 그 곳은..


역대 유럽 여행에서 가본 음식점 중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준 리스본 최고의 맛집 Restaurante 'Alpendre' 



사진 속에 보이는 바로 저 가게다. 그 흔하디 흔한 간판따위 제대로 없다. 

쭉 뻗은 트램길 옆에 있는듯 없는듯 자리잡고 있다. 언뜻 봐선 음식점인줄도 모르고 지나치게 된다. 



대성당과 상당히 가깝다. 대성당 구경 후 들르기 딱 좋은 위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 그제서야 음식점의 향을 풍긴다. 그래, 그저 향을 풍길 뿐 다 보여주지 않는다. 

아줄레주 풍의 타일에 평범하게 Restaurante Alpendre라고 적혀있으며..각국의 언어로 적힌 메뉴판이 보인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혀진 메뉴판. 그래도 전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긴 한가보다.

내 눈에는 저 많은 단어 중 Steak on Stone이 가장 눈에 띔 ㄷㄷ 가게 안으로 들어가보자.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 굉장히 따스하고 정감이 가는 인테리어다. 

전체적으로 고풍스럽다. 클래식한 천장등과..타원을 그리며 동글게 자리잡은 천장..

주방 벽 위에 기타 하나가 매달려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식사시간을 한참 지난 뒤 찾아간 덕분에 손님이 많지 않았다. 

점원들도 테이블에 앉아 쉬는중



테이블 세팅. 물 잔 두개가 엎어져 있고, 소금과 후추통, 접시 포크 나이프 등이 있다. 평범하다 사실.

내가 앉은 이 자리에서는 문 밖으로 지나가는 예쁜 트램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온다. 벽걸이 등도 예쁘고 매달린 액자들도 예쁘다. 

낡은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바닥도 정겹다. 왠지 좋은 느낌이다. 



맨먼저 맥주를 시켰다. 굉장히 독특한 잔에 나왔다. 주석잔인가..마치 바이킹이 들고 마실 것만 같은 잔이었다.

나는 이 맥주잔에 푹 빠져버렸다. 너무나도 내가 찾던 맥주잔 아닌가?! 저 투박함하며 보냉효과도 괜찮아보이고 너무나도 맘에들어 미칠 것만 같았다. 



아내쪽에도 한 잔 제공됨. 정말 예뻐서 계속 사진찍고 만지작거리고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나한테 팔라고 하면 팔까? 별별 생각을 다했다 ㄷㄷ



비닐에 포장되어 나온 식전빵. 포르투갈에서 먹은 식전빵들은 하나같이 맛있었다.

웬만큼 유명한 빵집에서 먹었던 빵들보다 훨씬 더 맛있다. 빵집가지 말자. 레스토랑가서 식전빵이나 먹읍시다!



마침 노란 트램 한 대가 지나간다. 소음도 시끄럽지 않고 보기에 좋다. 

고요한 음식점 안에 적당히 활기찬 소리가 들어온다. 



맨 처음 나온 샐러드, 야채는 싱싱하다. 아삭아삭 씹히고 입 안에서 부숴진다.

소스는 적당히 알싸한 맛이라 야채의 생생한 식감을 더 부추긴다. 



아내가 시킨 정체불명의 음식. 하지만 난 관심이 없다. 왜냐면 난..



이녀석을 먹어야 하니까!!!!

씨뻘겋고 윤기가 좔좔 흐르고 적당히 소금으로 간을 해둔 고기!!!! 고기!!!!!!

아까 보았던 식전 빵 따위 잊어버리자. 이제 고기님을 영접하는거다!!!



돌판이 준비되었다. 아아..소리를 들려줄 수 없어서 너무나도 안타깝다.

고기를 올렸을때 촤아아아아 하는 고기 익는 소리를..



순식간에 먹음직스럽게 익어버린 고기. 여러분 고기 결을 보세요 결을 ㅠ_ㅠ

사실 리스본엔 철판 스테이크로 유명한 집이 따로 있다. 


한국인에게 매우 유명하여...가면 한국말이 꼭 한번은 들린다는..

리스본 1일차 여행기에 잠시 등장한다. 카방카스라고..이 맛집 포스팅 바로 다음에 올릴 곳인데..

사실 거기보다 여기가 더 맛있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단지 거긴 한국인에게 유명할 뿐..



돌판을 담은 나무판엔 3개의 작은 종지가 꽂혀?있는데 

하나엔 마늘이 들어있고 나머지 두 개엔 소스가 있다. 



고기 한 덩어리를 다 먹고 다른 고기를 올려놓았다.

역시나 촤아아아아아 하는 사운드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캬...또 먹고 싶네 ㅠ



아직 고기 한 점이 남아있다. 정신차리자. 아직..아직이다!!



예의상..아내가 먹고 있는 음식을 찍어준다. 하지만 이름도 가격도 모른다. 

자세한건 아내가 저 밑에 댓글로 달아주겠지 ㅋㅋ



정말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속된말로 순삭당함 ㅋㅋ

아 내고기 다 어디갔어 ㅠㅠ



아내도 본인이 시킨 음식이 꽤나 맛있었던지 많이 먹고야 말았다. 



저 컵..너무나도 눈독을 들이다가..정말로 '나한테 이거 팔래?'라고 까지 말하려다가 백 번 꾹 참고

'이거 어디서 구했어? 어디서 팔았어?' 라고 물으니 점원이 아예 테이블보에 지도까지 그려주며 저기서 구했다고 얘기해줬다 ㅋㅋ


피게이라 광장 근처에 있는 BRAZ&BRAZ라는 곳에서 샀다며 ㅋㅋ

나중에야 알고보니 식자재 전문 도매가게?다. 


그래서 다음날 우린 리스본을 떠나기 전에 점원이 그려준 보물지도 하나 들고

직접 그 곳을 찾으러 갔고..실제로 점원이 그려준 곳에 갔더니 정말로 BRAZ&BRAZ가 있었고! 거기서 우리는!!!



!!!!!!!!!!!!!!!!!!!!!!!!!!!!!!!!!!신상 저그저그(아내와 난 이 컵을 이렇게 부른다)가 있었다!! 그것도 떼거지로!!!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이 이야기는 리스본 마지막 포스팅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ㅋㅋ



아무튼 배를 채우고 나니 비로소 가게가 훤히 구석구석 다 보이기 시작했다. ㅋㅋ

가게 구석엔 고기와 생선을 보관하는 냉동고가 있었다. 



가게를 떠나며 전경을 담아본다. 그러자 우리 테이블을 담당했던 점원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우릴 바라본다.

이 가게가 인상적이었던건..맛있던 고기도 한 몫을 했고, 인생 아이템 중 하나였던 저그저그 맥주잔도 한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저 위트넘치고 재밌던 점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빙하는 내내 계속 말장난 걸고 장난치고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손님이 없어서 굉장히 여유로웠기 때문일 수도 있고 .. 그냥 사람 자체가 웃기는 걸 수도 있지만..

아무튼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았다. 따스하고 친절하고 정넘치고 재미있던 점원들.



풉. 


이 글을 누가 얼마나 볼 지는 모르겠지만..

리스본에 간다면 레스토랑 알펜드레를 꼭 가볼 것을 정말 적극 권유 강력 추천한다.

여긴, 정말 맛있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