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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2015_오키나와

오키나와 여행 .. #10 여유로움을 되찾다, 잔파곶

151025



오키나와에서 맞이한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여행지에서는 항상 일찍 일어나(고보)는 습관이 있다.

이 날도 7시쯤 눈이 떠져서..테라스로 가서 바깥 풍경을 살펴본다.


아침무렵 아메리칸빌리지는

간밤의 화려함을 잠시 내려놓은 수수한 모습이다.



아..새삼 높다..정말 뚱뚱하고 거대한 오키나와 비치타워 호텔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시선을 던져본다.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마지막 날에는 바다가 좀 더 잘보이는 방으로 이동..



정말 마음에 들었던 숙소. 

둘이 머물기엔 조금 큰 곳이었지만

전망과 시설은 정말 좋았다



아침일찍 길을 나선다. 이번에 가는 곳은 잔파곶

입구에는 인상적인 푸드트럭 한 대가 서있다. 



푸르른 하늘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잔파곶은 오키나와 본섬 서쪽 끝에 있다. 

오키나와에서 해가 가장 마지막에 지는 곳이라고..



수심이 얕은 덕분에 파도가 넓고 얕게 펼쳐져서 밀려들어온다.



약간의 험한 길을 통과하면 바다 가까이에 닿을 수 있는데

그 지형이 너무나도 독특하다. 이런 독특한 지형을 보노라면 마치 제주도에 온 듯도 하다.



바다를 배경으로 서계신 아내님. 사실 잔파곶에선 별달리 할 게 없다.



만좌모처럼 상징적인 볼거리도 없고..

다만 높이 장장 30미터짜리 절벽이 자그마치 2km정도 계속되는 웅장한 풍경을 볼 수 있을뿐?



깊고 푸르다. 정말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푸른 바다다.



딱히 볼거리나 할 일은 없는데 그래서 더욱 맘에드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꼭 해야만해! 봐야만해! 이런 압박감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가만보니 식생 또한 특이하다. 화산암을 보는듯한 지형과 빤질빤질한 감촉의 식물



멍때리고 바다를 바라보다 무지개를 발견하고 한 컷..



아무래도 섬의 끝부분이다 보니 등대가 있다.

멀리서 봤을때 보다 가까이서 보면 더욱 거대하고 높은 등대


원래 어딜 가나 높은 곳에 올라가길 좋아하나

이날은 둘 다 기력이 쇠하여(...) 올라가는 것을 포기ㅋㅋ



맨질..맨질..빤질..빤질..좋은공기 먹고 자라니 튼튼할 수 밖에



하얀 등대에서 백여미터만 가면 나오는 동상

류큐 최초의 사신으로 명나라에 건너간 타이키의 조각상이라고 한다. 



따-단~문득 포르투갈 호카곶이 생각난다.



엇, 이녀석 보기와는 다르게 꽃도 안에 품고 있다 ㄷㄷ



볼거 많지 않고 할거 많지 않은 역설적인 잔파곶을 지나 잔파비치로 왔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재미있는 그림 표지판



별다른 표식조차 없는 잔파비치. 오거나 말거나 맘대로들 하시게..랄까



사람들의 방문에 신경조차 쓰지않을 것 같은 해변 치고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이곳은 그나마 성수기?에는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곳일 것 같은 생각이..

해변에 있는 시설들을 보고 문득 떠올랐다.



아..물이 맑아요 물이..정강이까지 차오르는 곳이었는데도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인다.



잔파곶과 마찬가지로 꽤나 깊게 들어가도 수심이 얕다.

만약 한여름이었다면 수영복 챙겨입고와서 첨벙첨벙 물놀이라도 했을 듯



잔파곶에서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목적 없이 해변을 떠다녔다.



그런데 뭐랄까...봐야만하고 해야만하는 것들이 사라질때야 비로소

여행이 여행다워짐을 가끔 느낀다.



덕분에 볼거리 많았던 오키나와여행 중 잔파곶과 잔파비치를 들렀을 때 만큼

여유로웠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바다를 이렇게나 평화롭게 본 적이 또 있었던가..

수심이 낮고 얕으니 꽤나 해변에서 멀리 나왔음에도

물에 대한 두려움 없이 평온하게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잔파비치에 있다보면 종종 구경할 수 있는 수상 스포츠들



너른 바다 한가운데에 서계신 아내님



일렁일렁일렁이는 바닷물..@_@



잔파곶이나 잔파비치나 사실 오키나와 일정이 짧고 

다른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추구하는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만..



여행일정이 넉넉하고..바쁜 일정에 쫓겨 여유를 잃었다면..

한 번 쯤 이곳에 와서 잠시 쉼표 하나 찍고 가심이 어떠하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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