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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09_독일

독일 쾰른 여행 ..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쾰른 대성당"

# 독일을 향해

 

아침 일찍 네덜란드 숙소에서 다시 중앙역으로 향했다. 유럽에 첫 발을 딛은 후 한동안 느낀 거지만, 버스를 타도, 트램을 타도, 지하철을 타도, 심지어는 관광지를 가도 동양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비수기라 관광지에 동양인 여행객들이 적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그래도 현지에 살고 있는 동양인들이 다수 보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튼 암스텔담 중앙역에서 독일 쾰른으로 향하는 초고속열차 ICE에 탑승했다. 매 구간 예약비를 따로 내야 하는 이탈리아의 에우로스타와는 달리 ICE는 예약비가 필요치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자리나 앉아도 되는 건 아니다. 좌석마다 작은 LCD창을 보고 예약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내가 갔을 때엔 전 좌석이 예약 됐다고 뜨길래 살짝 긴장했는데 안내방송에서 ‘시스템 에러니까 신경 끄고 아무 자리에나 앉아서 가다가 예약한 사람이 오면 비키면 되’ 라고 말해줘서 안심하고 갔다.



위트넘친 검표원 아저씨


한창 쾰른으로 가고 있는데 굉장히 위트넘치는 역무원 아저씨가 검표 하셨다. 내 여권을 보시더니 앞에 앉으신 할머님께 ‘여기 여권 사진이랑 저기 앉은 남자(나)랑 동일 인물 같은가요? 하하하’ 라며 농담하셨다.


# 쾰른 도착

 

원래는 쾰른에서도 1박을 하려고 했다.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4시간 동안 잠시 머물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쉬웠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같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지는 모르지만 쾰른은 쾰른 성당 외엔 볼 게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풍경..

압도적인 저 거대한 크기


아무튼 쾰른 중앙역에 도착해서 코인 라커에 짐을 맡기고(여기 코인 라커, 정말 좋다. 정말 신기하다!!) 역을 빠져 나왔는데, 맙소사..’압도적’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쾰른 대성당의 위용이 두둥!!하고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쾰른 성당은 예전에 ‘서양 미술사’ ‘독일 문화의 이해’를 수강하고 난 후부터 계속 보고 싶었는데, 직접 눈으로 마주하니 말이 안나왔다. 이후 수많은 도시에서 수많은 성당을 봐 왔지만 오스트리아 빈의 슈테판 성당,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과 더불어 내 마음 속 유럽 3대 성당으로 남아 있다.



기둥을 등지고 서 있는 모습인데..사람 크기랑..기둥 높이 둘레랑 비교해보면..

이 성당이 얼마나 큰지 대강 짐작이 되리라 생각..



스태인드 글라스가 햇살을 받아 성당 내부로 빛을 아름답게 건내주고 있다.

그런데..높아..진짜 높아 -0- 



여긴 뭐 사이즈가 전부 자이언트 그 자체..

스태인드 글라스도 엄청 크다



성당 높이..압도적이란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것



제단 앞 모습



성당 정면..이게..조각들 표현이..디테일이 정말 장난 아니다. 아무튼 쾰른 성당에 대해서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직접 보고 느끼는 수 밖에. 그냥 장엄하고 웅장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고 표현할 수 밖에. 겉모습도 대단했지만 내부 역시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직접 가서 확인해보시라. 난 글솜씨가 없어서 어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다음은 종탑에 대해 얘기해보자. 난 어느 도시를 가든 높은 곳은 꼭 올라가본다. 시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까. 쾰른의 경우 쾰른 성당 종탑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입장료는 5유로 정도 하는데,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여기 올라가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거다. 


엘리베이터 없이 좁은 나사형 계단을 따라 정말 끝없이, 정말 끝없이 올라가다 보면 중간 휴식처가 나오는데 중간 휴식처에서 다시 철제 계단을 타고 20여미터 올라가야 드디어 종탑의 정상에 선다. 엘리베이터라든가 그런 거 없다. 튼튼한 성인 남성들도 계단 중간 중간에서 잠시 멈춰 서서 가뿐 숨을 내쉰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티켓



올라가다 지친 사람들이 써놓은 메세지 ㅋㅋ



뭔 뜻인진 모르겠지만 하나 쯤은 "힘들어 죽겠어!!" 가 있을 듯



10여 분을 올랐나..이제 저 철제 계단만 오르면 된다!!


자신이 체력에 자신이 없다든가 불편한 신발을 신었다든가 뭐 기타 등등 문제가 있다 생각하면 올라갈 생각을 말자. 여기 계단 올라가면서 하느님 여러 번 찾게 될 거다. 하지만 그 모든 악조건을 딛고 종탑에 올라서면 그 순간 한 번에 그 모든 고통(?)을 보상받게된다. 꽤나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잠시 감상해보자.



성당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쾰른 시내..



햐..내가 이걸 보려고 멍고생 하며 여기까지 올라왔지 ㅠㅠ



정말이지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



안전을 위해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각종 낙서가 ㅎㅎ



꼭대기에 올랐는데 여기도 이런 섬세함이..

도대체 어떻게 만든거지 이 성당..대단하다 진짜 대단하다..

이 높이에서 이 작업을 어떻게 한 걸까..



그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 아니었을까..생각 중..



햇살이 쏟아지는 스테인드 글라스



햐..진짜 커..정말 커..



목이 떨어질 것 같았지만..수직으로 올려다 본 천장의 모습



한 쪽 벽면에 있는 커다란 오르간



아무튼 거기서 하느님의 축복을 충분히 받고..그리고 다시 걸어서(-_-;;) 내려가면 된다. 내려가는 동안 다리가 풀려서 후덜덜 거린 적이 한 두 번도 아니다. 종탑에 올라가면서 여지껏 지은 죄도 속죄하고, 하느님도 여러 번 찾고, 나의 저질 체력도 확인하고, 운동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고, 땅에 발을 딛으면서 땅의 고마움도 느끼고, 식욕도 생기고, 참..좋은 종탑이다. 그리고 허기가 너무 져서 맥도널드에 들어가서 맥치킨을 먹었는데, 이건 뭐 천상의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