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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상념

'이게 왜 내 손에...'



가게를 빠져나와..보행 신호를 기다리다가..

문득 내 오른 손에 들린 쇼핑백 속 RX100을 보며..

나지막히 읊조렸다..


'이게 왜 내 손에 있는거지..'


푸아앙..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아내님의 사진기 앓이..


여행을 대비하여 아내님은 몇 일 전부터 사진이 앓이를 시작하셨다. 

액정 틸팅 기능이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NEX-F3..


난 사실 미러리스에 별 관심도 없고..

소니 카메라에 대해서는 더더욱이나 별 관심도 없다

(물론 작아서 갖고 다니기 편한 W350은 있지만..화질을 기대한 건 아니니)


근본적으로..이제는 카메라에 대한 관심 자체가 멀어졌다고 해야할까..

몇 년 전 LX3 사서 한참을 사진에 빠져 살다가..


모든 게 귀찮아져서 작고 가볍게 막 가지고 찍고 다니기 좋은 W350을 산 터였는데..

아내님의 NEX-F3이 뭔지 보기 위해 우연히 흘러흘러 팝코넷에 들어갔다가..


덜컥 LX7이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바로 리뷰 정독...두번 정독..세번 정독..

카메라 뽐뿌가 살곰살곰 올라오다가..연관검색어로 RX100이 뜬 걸보고 이건 뭐지?? 했는데..


컴팩트 카메라 만한 크기에 센서가 1인치??잉??

진짜? 레알? 츠루???


이렇게 되어 버린 시츄에이션..


마침 일주일 뒤가 여행이니..여행 가서 이쁜 사진 맘껏 찍으려면

지금의 LX3로는 택도 없다!! 라는 교만한 생각이 엄습..(합리와지 뭐..)


LX3는 동영상 줌도 안되고.. AF도 안바뀌고..

야경촬영도 쥐약이야..


지난 4년 간 잘 썼으니..이제 새로운 카메라를 살 떄도 되었어..

라고 갖은 돈은 생각도 안하고 결론을 내려버린..


이틀 전만 해도 카메라를 과연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틀 내내 LX7과 RX100 리뷰를 여기저기서 읽다보니 카메라는 당연히 사는거고..

둘 중 어떤 모델을 사야하는가..의 고민으로 한 단계 진전..-_-;;


두 모델은 지향하는 바가 너무도 달랐다..

성능과 조작&편의성의 LX7과 탈P&S급 화질과 휴대성을 지닌 RX100..


사실, 돈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맘에 드는 걸 사야 오래도록 정 붙이고 쓰지..


LX7은 올라운드로 쓰기 참 편해보였다. 

이미 LX3를 사용했던 터라..UI에 익숙하고..

특히 수동조작계가 너무나도 편하고 좋은지라..

여기에 익숙해지니..다른 카메라를 쓸 수가 없는거..


1cm접사도 너무 매력적이고..24mm화각도..

1.4의 밝은 조리개 값도..(망원에서의 조리개값도..)

120fps짜리 동영상 촬영 등..이곳 저곳 편하게 쓰이기 쉬워 보이고..

대신 휴대성이 (RX보다) 떨어지고..화질도 떨어지고..


RX100은 극강의 휴대성과..

1인치라는 말도 안되는 센서(로 인한 말도 안되는 화질..)

그리고 특히 야경이 이쁘게 잘 나오는거..

대신 접사 취약하고..망원 조리개값이 좀 아쉽고..화각도..


이 두개 사이에서 미치도록 고민하고 갈등했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고민을 해야하는거야..싶을정도로 이틀 동안 정말 치열하게..


그러다가 결국은 RX로 결정했는데..그 이유인 즉슨..

LX3를 살 때도 그랬지만..당시 당대 최고의 카메라를 사야 후회 안한다는 생각에..

급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하이엔드 똑딱이로 분류되는 두 카메라 중엔

확실히 RX100으로 쏠리는 분위기라..


게다가 LX시리즈는 한 번 써봤으니..

크기가 작아 여행 다니면서(혹은 실생활에서) 가볍게 찍기 좋을 것 같고..

그러면서도 미러리스 뺌 때릴 수 있는 화질까지...


뭐뭐..이런 이유로 RX100을 사버렸다.

덜컥..


난 이제 6개월 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ㅋㅋ


때로는 선택의 기로에서..

이렇게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저울질 해도 답이 안나올 때

에이 모르겠다..라는 감정으로..감성에 의존하여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A와 B 사이에서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건

결국 A를 택하든 B를 택하든 둘 다 비슷비슷하니까 그런거


결국은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선택을 한 뒤가 중요하다는 거...

주절주절 쓰긴 했지만..암튼.


결과물에 대해선 대 만족..

이제 일주일간 이 카메라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겠다. 


공부하는 만큼 사진이 나오는 법..

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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