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25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굉장히 맑았는데
금새 안개로 뒤덮혔다. 종잡을 수 없는 알프스의 기후
눈보라가 겨울 바람에 하늘로 솟구치는 중
갑자기 구름이 몰려온다거나 맑았는데 안개가 급습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공중으로 솟구치는 눈보라 등..
희안한 기후를 계속 보고 경험하며 걸어갔다.
눈쌓인 광활한 피르스트.
저~~멀리 등산객 두 명이 걸어오고 있다.
까마득한 경사로. 어딘가의 산으로 올라가는 길일테지
날씨가...날씨가 너무 좋았다. 왼쪽에 보이는게 사람이 다니는 길인데
중간에 경사가 조금 급한 곳이 있어서 오르고 내리는데 애를 먹었다.
그 옆을 스키어가 쉽게 휙 지나가는데 어찌나 부러웠던지
구글 지도를 통해 보니 호수와 많이 가까워진 상태.
앞서가는 저 사람들은 아까 위 사진에서 보였던 사람들.
스쳐지나갈때 잠시 안녕~하고 인사르르 나눴다.
지나가는 스키어에게도 인사하면 받아준다.
짠~이게 바흐알프제 호수. 겨울에 볼 수 있는ㅋㅋ
호수 어디갔어!!
호수 안에서 영롱하게 비칠 알프스 풍경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하얀 눈에 뒤엎힌 수면만 덩그라니 보였다.
사실 나는 출발할 때 부터 어느정도 예상했는데
아내는 본인이 상상한 그림과 많이 달라서 실망한 듯.
겨울에 바흐알프제 호수는 기대하지 마세요
이런 모습입니다 ㅎㅎ
물론 나는 이런 모습조차 정말 예쁘다 생각하지만
돌아가는 길.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우측에서부터 거대한 구름이 몰려온다.
금방이라도 덥칠 기세로 거대하게 몰려오는 구름
스키어는 재빨리 이곳을 빠져나갔다.
푸르고 청명하게 밝았던 하늘이 점점 구름에 뒤엎히고 있다.
조금 있으면 아예 다 덮어버려서 한 치 앞도 안보일 것 같아서 걸음을 서둘렀다.
마침내 두번째 피르스트 포스팅에서 헷갈렸던 그 길에 다시 돌아왔다
아까만 해도 굉장히 맑았는데 지금 보면 완전 안개/구름 투성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겨우 한 시간 전 모습이다.ㄷㄷ
고산에서 날씨란 정말 무서운 존재
우리는 내려오고 있는데 누군가 올라오면서 길을 물었다. 바프알프제 호수까지 가는 길에 대해.
사진속에 보이는 두 명이었는데, 저 사람들 역시 우리가 헷갈렸던 길로 가려길래
가르쳐줬다. 저 넓다란 길따라 한시간 정도 걸으면 되. 근데 호수 멋진 풍경은 기대하지마 라고.
이젠 전혀 풍경이 보이지 않는 상태.
지금 올라오는 사람들은 절경을 놓칠 수 밖에 없다.
땅을 다 헤집어 놓던 트랙터
이 와중에 유유히 스키를 타는 사람
표지판인데..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아서야 원..소용이 없다.
케이블카를 타고 맨 처음 도착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다. 케이블카 역?까진 겨우 20미터 정도 될텐데
케이블카 뒤로는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올라올 때와 비교를 하면..
이건 뭐 천지차이. 우리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려는데
막 올라온 사람들은 불평을 터뜨렸다. 하나도 안보인다고 이게 뭐냐고
안타까웠다. 이 풍경을 놓친 것에 대해..
오..뭔가 정확하게 딱딱 들어맞을 것 같은 포스
올라온 방향을 거슬러 다시 내려간다.
올라올 때와는 정 반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경치를 구경하려 해도 온통 다 회색빛 마을
낮은 곳으로 내려오니 그나마 시야가 확보 되었다.
잔뜩 흐려진 그린델발트. 다음날은 눈이 올거라 생각했다.
내려오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늦게 왔어도 우리 역시 피르스트의 절경을 놓쳤을 테니..
이게 전부 개인의 운이라 생각한다.
케이블카 역을 처음 왔을때 본 풍경 그대로..거대한 아이거 북벽..
이제 스위스의 또다른 청정마을 벵겐을 구경하러 갈 차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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