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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15_포르투갈

#1 낯선 곳으로 한 걸음 .. 포르투갈 라고스 여행

150629


포르투갈은 한국인이 자주 가는 여행지는 아니다.

라고스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라고스를 가게 되었을까?

정답은 바로 아내에게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라고스의 도나아나해변(dona ana beach) 사진을 본 것


아내는 가끔 한 가지에 꽂히면 다른걸 보지 못한다. 

마치 잘생긴 외모를 보고 나에게 반한 것과 같은 맥락이랄까 - 


.. .. .. 아무튼


사진만으로는 정말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해변이었다. 

무언가..우리 여행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휴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중해를 마주보고 있는 유럽이 숨겨놓은 또 다른 휴양지라는 라고스!!

가볼만한 곳인가 궁금하여 블로그에서 후기를 검색해봤지만

라고스를 다녀온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아서 정보를 양껏 얻기 힘들었다.


결국 정말 그러한가? 에 대한 의문은 스스로 풀 수 밖에 없었다.


몇 번 고민하다가..아내가 정말 가고싶어하는 눈치를 보여서

까짓꺼 함 가자! 라는 생각으로 라고스를 여행 동선에 넣었다.


패기있게 라고스 행을 결정했지만..

라고스를 가는 최적 동선을 찾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포르투갈이 의외로 세로로 길쭉해서..


포르투에서 라고스로 바로 가러면 대력 7시간 걸리고..

리스본에서 라고스로 가려 해도 대략 4시간 정도는 걸린다.


우리는 포르투in 리스본out이기 때문에 

중간에 라고스를 들르면 동선이 이상해진다.


포르투in은 바꿀 수 없었고..포르투 > 리스본 > 라고스 > 리스본 

아니면 포르투 > 라고스 > 리스본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원래 시간상 동선상 포르투에서 라고스를 가고 리스본을 가는게 가장 좋긴 한데..

포르투에서 리스본 가는 법이 간단하지만 만만치 않은 여정이 된다. 



지도상으로는 포르투와 라고스를 일직선으로 그어버렸지만 실제 이동 루트는 리스본을 거쳐서 라고스로 향하게 된다.

우리는 포르투에서 라고스를 가는 두 가지 방법인 기차와 버스 중 기차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하지만 기차 여행의 경우 열차를 총 3개를 타야 하고 (그러니까 두 번 환승) 7시간이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버스도 7시간은 걸린다)


아무튼 포르투갈에서 최대한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우리는 막차를 예약했다.

포르투에서 오후 3시에 떠나, 라고스에 밤 10시에 도착한다. 



아무튼 포르투 상벤투역에서 열차를 타고 우리는 라고스를 향했다.

중간중간 잠을 자고 책도 읽고 놀기도 하고 별 짓을 했는데도 7시간은 만만하게 흘러가질 않았다.

중간에 뭔가 정말 거대한 다리를 건너가서 우와 하면서 봤는데 나중에야 이 다리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저~멀리 뭔가 두 팔을 벌린 물체가 보였는데 이 역시 리스본에 다시 와서야 정체를 알게 되었다.



라고스를 가기 위해서는 총 3대의 열차를 타야하는데 일반열차 > 고속열차 > 시골열차 순이다.

고속 열차라 하지만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사진에 보이는건 시골열차. 내 맘대로 붙인 이름. 굉장히 낡았다. 


이 때 당시 저 열차의 분위기는.. 블로그에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우리 부부에게 굉장히 묘한 경험을 남게 된다. 이건 우리 둘 만 공유하기로..



라고스에서 우리가 머물 숙소는 apartmentos marvela

라고스 시내 중심부에서는 꽤 거리가 있지만 이 숙소는 해변에서 무지 가깝다!

라고스가 자랑하는 dona ana beach까지 5분이면 걸어간다. 천천히 가도 10분이면 간다!! 위치가 정말 대박

그렇다고 또 시내랑 무지먼 것도 아니다. 시내 중심가 까지는 대략 15분 정도면 걸어간다.


숙소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고..

아무튼..이 숙소를 정할 때 한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이 라고스 기차역과 숙소와의 거리인데..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꽤나 멀다. 차로 10분 거리이긴 한데..사실 그 늦은밤에 택시가 있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그리고 걸어가면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데 그 가는 길이 위험한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고..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택시가 한 대 기다리고 있어서 냉큼 올라탔다.

그리고 늦은밤 숙소까지 안전하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정말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의 숙소. 아파트멘토스 마벨라. 이름이 참 예쁘다. 들어가는 곳도 예쁘고. 

근데 사실 이 때는 이런걸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긴 열차여행에 지쳐서.



이틀간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마벨라.

리모델링 한 지 얼마 안돼서 참 예쁘다. 


하지만 이 숙소의 결정적 단점이 날 분노하게 했으니!!!!!!!!!

그건 숙소 리뷰에서 확인하세요 ㅠㅜ



짐을 풀고 씻고 몸을 뉘이니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 되어버렸다.

테라스에서 밖을 내다본다. 분명 호텔 사이트에서 봤을 땐 멋진 풍경이었는데 

캄캄한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날이 밝으면 무슨 풍경이 보일까..


마치 라고스 여행을 앞둔 내 심정과 같았다.

기대반 설렘반 걱정 반..음..이러면 1.5가 되는데-_-;;;



아침이 밝았다. 서둘러 테라스로 나간다. 지중해 일출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후다닥 나갔는데

하...붉디붉은 태양이 지중해 수평선을 박차고 올라온다. 



라고스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한시간 한시간이 아까왔다.

그래서 아침 일찍 아내를 깨워 고대하고 고대하던 해변으로 갔다.



맨 처음 간 해변은 사실 도나아나해변은 아니었다.



일단, 이른 아침이라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praia do pinhao 해변을 첫 행선지로 택했다.

보아라 저 짧은 거리를 ㄷㄷ 숙소에서 5분이면 간다!!ㄷㄷ 마벨라 만세///



pinhao 해변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작은 해변 ㄷㄷ 뭐야 이거 ㄷㄷ 현실임? ㄷㄷ



pinhao해변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해변인데 사실 여기 내려가는 길이 없다. 

그냥 이렇게 전망대? 같은 곳만 있을 뿐.

나중에야 알게되었는데, pinhao해변이랑 동굴로 연결된다. 


하지만 난 내려갔다. 내려가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저 풍경이 나를 보고 오라!! 하고 손짓하고 있는데 어찌 아니 갈 수 있으리!!!



짠. 해변으로 내려옴. 그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눈과 해변을 걷는 것 만큼 짜릿한 일은 없지는 않다..많지 뭐 다른 짜릿한거..ㅋㅋ



아무튼 눈 앞에 펼쳐진 비현실적인 풍경에 넋을 잃고 말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뒤에서 누가 날 불러 돌아보니



아내가 '여기좀 봐주세요' 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밑에서 올려다보니 꽤나 높은 곳에서 내려온 셈

사실 난 저 벽을 기어 내려온건데..저 벽..아내가 서 있는 곳 까진 계단이 있는데 저기서부터 해변까지 이어진 계단이 없다. 

무식하게 저처럼 내려오지 마세요. 옆에 pinhao 해변에서 쉽게 오시면 됩니다 ㅎㅎ



오른쪽을 보면 pinhao해변과 연결된 터널? 같은게 있다. 

pinhao해변은 도나아나 해변만큼 유명해서 해변까지 이어진 계단이 있다.


편하게 내려와서 저 터널을 지나면 바로 내가 딛고 있는 이 작은 해변으로 올 수 있다.

난 뭘 한거지 



바다쪽은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데 바로 뒤는 거대한 암석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여기가 바로 pinhao 해변과 연결된 터널. 자연 터널이다. 가만보면 저 안쪽에 어떤 노숙자? 자유인?이 기거 중이다 ㅎㅎ



다시 벽을 타고 기어 올라왔다 라고스에 대한 기분 좋은 설레임과 기대가 현실이 된 순간



다시 맨 꼭대기에서 해변을 내려다본 모습. 해 뜰 때 따사로운 햇살이 공간에 잠기는 게 참 좋다.

우리 말고도 이른 시간 해변 풍경을 즐기러온 청년 두 명이 보인다.



pinhao해변을으로 걸어가다가 보인 모습. 허...이거 뭐 직접 눈으로 봐야 와닿을텐데 이걸 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지 이 풍경을..ㄷㄷㄷ

진짜 아름답다는 말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해변에서 보는 풍경보다 이렇게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더욱 멋지다. 바다색 ㄷㄷ 기암괴석절벽 ㄷㄷ



드디어 원래 가려햇던 pinhao 해변에 도착. 계단이 있어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다.



짠~누가 봐도 여긴 여름철 해변으로 딱인 곳. 모래가 정말 곱다. 



동남아 휴양지에서 보는 해변이랑은 또 다르다. 

사실 동남아 휴양지는 가본적이 없어서 사진으로 본 풍경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 ㅋㅋ



해변을 등지고 내려온 곳을 바라본다. 저~~기 높은 곳에서 부터 해변까지 계단이 있다. 

계단 양 옆으로 절벽이 두툼하게 자리잡고 있다.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지형



아까 맨 처음 작은 해변에서 보았던 터널이다. 저리로 가면 그 장소가 나온다. 

하..저기 저..벽? 암석?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 색깔도 오렌지 빛? 황토색을 띠는 것이 참..뭐라 표현해야 할지..



(혐짤) 물? 보나마나 맑은 것 아닌가요?ㄷㄷ



크아~~~~쓸려간다아아아아~~~바다덕후인 나에게 라고스는 정말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ㄷㄷ



아내와 함께 해변 여기 저기를 거닐었다.

이른 아침부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사람 없는 한적한 해변을 담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나중에 오후에 일광욕 하러 다시 왔는데 지금과는 또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면에 보이는 곳은..도나아나해변 공사로 인해 막아놓은 방파제 같은 것.

토사가 이쪽 해변으로 쓸려내려오지 않도록 임시로 공사해둔 것.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파도와 바람에 깎여야 이런 멋진 풍경이 만들어지는 걸까..해안가의 돌들..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다시 산등성이로 올라왔다. 그리고 말없이 풍경을 바라본다.

내사진도 구글에서 이미지검색이나 되어랏 ㅋㅋ 그리고 또 누군가를 라고스로 낚아야지 ㅋㅋ



숙소를  떠날 때엔 의구심과 걱정을 반 정도 안고 갔지만

돌아올 때엔 기쁨과 설렘의 감정만 가득 남았다.


하루 반나절 정도의 라고스 여행이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단 새벽녘의 해변 투어였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라고스 시내로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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