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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15_포르투갈

#2 소박하고 담백한 라구스 풍경(1) .. 포르투갈 라구스 여행

150629



아침일찍 일어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해변을 보았기 때문에, 

이 곳 낯선 라고스에서의 남은 일정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커졌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라고스 시내 중심가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숙소가 해변에서 무척 가까운 대신 시내 중심가까지 조금 걸어야 한다는건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햇살이 눈부시다. 날은 무척 더웠지만

한국과는 달리 그늘에만 들어가 있으면 무척이나 시원했다.



라고스에 도착한 첫째날은 밤 10시가 넘는 시각이어서 시내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기차역에서 외곽 도로를 타고 택시로 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래서 날이 밝은 뒤 해변 만큼이나 시내 풍경이 궁금했는데

첫 느낌은 굉장히 깔끔하다?



숙소가 외진 곳에 있던 탓에 시내 중심에서 약간 떨어진 곳을 걷게 되었는데..

포르투의 집들과는 모양새가 사뭇 다르다.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와 더 가까운 형태의 모습이다.



아무래도 둘 다 똑같이 지중해를 마주하고 있어서 그런걸까..

순백색의 하얀 집들이 나와 아내를 마중했다. 


뭔가 고양이 한 마리쯤 기어 나올 법 한 분위기인데 한 마리도 안보임 ㅎㅎ

저 너머로 멀리 바다도 보인다.



워낙 외진 곳이기도 하지만 이른 아침이라 길가에 인적이 드물었다. 

덕분에 조용한 길을 아내와 도란도란 걸을 수 있었다.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찬 곳 보다

이렇게 인적 드물고 한가하고 조용한 곳이 더 좋을 때도 있다. 


포르투 여행에서 약간 심신이 피로해진 상태라..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여행이 필요했다.



라고스는..포르투보다 더 작은 곳이라..

여기 역시 지도 같은거 없이 그냥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다보면 뭐가 막 나온다.



시내 중심가를 가려다가 잘못된 길로 나와버렸는데 이렇게 거대한 요새? 같은 것이 나와버렸다.



무언가 스토리가 있어보였지만 무지한 탓에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많이 알아야 더 많이 보이는게 여행인데..라고스는 너무 준비 없이 와버렸다.



구글맵을 켜고 시내 중심가쪽으로 가본다. 여전히 한적하고 조용한 풍경



포르투의 가옥들과는 다른 멋을 지니고 있다. 조금 더 소박하고 담백하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특유의 컬러감각은 여기서도 여전히 돋보인다.



어찌어찌 하다 바다쪽으로 나와버렸다. 

전 날 캄캄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바다 풍경이 조금씩 보인다

그런데 날씨가 영 심상치 않다. 희뿌연 바다 안개가 점점 시내로 다가온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뭔가 관광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일반 집만 보이다가 조금씩 가게가 보이기 시작했고..


누군가 센스있는 벽화를 그려놓았다. 

그리고 바닥은 내가 좋아하는 돌바닥..도돌도돌



이 쯔음 해서 발견한 마트. 굉장히 반가왔다. 숙소로 돌아갈 때 필히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일단 안에 들어가보면



오..생필품 확보

한국에서 아내랑 마트놀이하는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외국에 나가면 더 좋아한다. 

듣도보도못한 상품들  



꽤나 크고 넓었다. 포르투에서는 슈퍼복이 많이 보였는데 

라고스에서는 사그레스가 더 많이 보인다.



자세히 관심있게 보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칠 뻔한 이곳은 호스텔이다.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이 그냥 종이 쪼가리 하나 달랑 붙여놨다. 호.스.텔.

엄청난 패기..



아..이제 드디어 관광지 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라고스의 메인 광장. 굉장히 넓다. 

음식점도 기념품가게도 은행도 보이기 시작



하지만 역시나 사람이 없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

여기 사람들은 다들 게으른건가..우리가 부지런한건가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아침을 먹을만한 레스토랑을 물색 중..

나중에 한바퀴를 돌고 돌아 다시 이곳으로 와서 저기 보이는 테이블에서 아침을 먹었다.



음식점을 지나 바다와 맞닿은 큰길로 걸어가본다.

먹구름이 잔득 몰려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다. 

이런 휴양지에서는 파란 하늘이 보여야 바다 색도 예쁜데..



큰 길에도 역시 여기저기 노천 테이블이 많다.

작고 아기자기한 레스토랑이 많다. 



뭔가 맛있어 보였던 아이스크림 가게. 끝내 가보지는 못함



라고스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 중 유명한게 바로 보트 투어.

아내는 거대한 배를 타고 투어하는 줄 알았다고..나중에 낚였음을 고백했다.


아무튼 우린 라고스에서 보트트립을 하기 위해 데이즈 오브 어드벤쳐를 찾았다.

여러 회사 중 여기가 가장 낫다고 하여..


라고스 시내에 DOA 신청 가능한 사무실은 몇 군데가 있는데

어디를 가서 신청해도 상관없다.


가게 점원이 시간대를 선택하라고 해서 우리는 12시를 선택했다.

오후에는 해변에 가서 일광욕을 즐겨야 하니까


하지만 단언커대 여름에 라고스에서 12시 보트 투어는 왠만하면 피하자

직사광선이 바로 내리쬐어..화상입기 딱 좋다 ㄷㄷ

나도 아내도 보트에 앉아서 한 시간 즐기고 돌아오니

팔이며 무릎이며 전부 씨뻘겋게 타올라서 몇 일을 고생했다 ㄷㄷ



라고스의 빨래방. 셀프 세탁소. 편해보이는데 세탁기 종류가 왜 저리 달라 ㅋㅋ



바다가쪽 도로를 타고 가다가 배는 고픈데 음식점은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왔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가기로 했다. 


문방구에 걸려있는 가오리 풍선. 표정이 너무 애처로워서 한 컷.



사람도 없고 문을 연 가게도 없었고, 심심해서 아내가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때만 해도 라고스는 참 조용한 도시구나..라고 밖에 생각 못했다. 몇 시간 후의 그 광경은 상상도 못한채.



여전히 바닷가쪽 날씨가 흐렸는데, 우리 걱정과는 다르게 날씨가 빠르게 맑아졌다. 

뭐..왔다갔다 한다. 저 다리를 건너면 첫날 도착한 그 라고스 기차역이 나온다. 나무가 참 독특하게 생겼다.



오는 길에 라고스 버스터미널을 보았다. 다음날 리스본까지 버스를 타고가야 해서 미리 확인 차 잠시 눈도장을 찍음



라고스 시내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르노 클리오. 너무 귀엽게 생겼다.

한국에서 출시한다면 당장 구입할 듯



뭔가 파인애플의 확대버전 같았던 라고스 시내의 가로수

뭔가 빨대를 꽂으면 과즙이 나올 것만 같아



다시 아까 그 광장으로 돌아옴



희뿌연 바다 안개가 광장까지 덮어버렸다. 광장의 중앙 분수대에는 어르신들이 모여계신다.



아까보았던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시켰다.

완전 호텔 조식 풍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라고스에서의 아침을 보내는 중.

바로 이 때가 라고스에서 가장 지루했던 순간이다. 


아름다운 해변을 제외하고는 별 거 없구나 라고 속단해버렸던 순간

그저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이라고 착각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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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이른 시간에, 시내에 나와버린 것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도시가 생기를 띠자 

곧 나타난

라고스의

진짜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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