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04
야경으로 유명한 유럽의 도시가 있다.
파리와 프라하, 부다페스트가 그 대표적인 도시일텐데
3개 도시 모두를 가본 나로서는 아래와 같이 평가해본다.
화려한 파리 낭만적인 프라하 힘이 넘치는 부다페스트
그렇다면 포르투갈 리스본의 야경은 어떤 느낌일까?
크리스토 레이를 보고 리스본으로 돌아오니 해가 저물어있었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 다시 나섰는데..
숙소 앞의 왁자지껄한 먹자골목이 이제는 마지막일 거라 생각하니 무언가 많이 아쉬웠다.
아침과 저녁의 얼굴이 너무나도 달랐던 이 골목을 정말 사랑한다. 비록, 숙소는 이상했어도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메뉴판 옆의 저 남자. 우리가 이 먹자골목을 처음 왔을때 부터 호객행위를 하던 분이셨다.
리스본에 처음 왔냐, 밥은 먹었냐 우리 가게에서 먹어라 등..리스본에 있던 4일 내내 우리를 볼 때 마다 호객했지만 우린 먹지 않았다.
하지만 리스본을 떠나는 날, 그의 호객행위는 드디어 그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오..영업의 달인//)
리스본에서의 마지막날 밤이며 포르투갈 여행 전체에 있어서도 마지막날 밤이었다.
어디를 가야 이 대단원의 막을 장식할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 바로 상 페드루 지 알칸타라 전망대
산타 쥬스타 엘리베이터,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등..
리스본에는 많은 전망대가 있고 또 실제로 가보았지만 야경이 멋지고 분위기가 낭만적인 곳은 알칸타라를 따라갈 곳이 없다.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ao Pedro de Alcantara)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갈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멋지고 낭만적인 방법은 바로 글로리아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다.
레스타우라도레스 광장의 한쪽 끝으로 가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말이야 엘리베이터지만 사실 경사진 곳을 올라가는 트램에 가깝다. 홍콩 빅토리아 피크를 올라가는 트램의 짧은 버전?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의 아주머니. 누군가에겐 여행 이동수단으로 누군가에겐 삶의 이동수단으로
뉘엿뉘엿 해가지고 어둠이 드리워진 낭만적인 리스본의 골목길을 가로지르는 트램
물론, 걸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경험해볼 수 있는 건 다 경험해봐야하지 않은가
트램에 올라타고, 뒷 창가를 통해 광장을 바라본다. 무언가 한순간 스쳐지나가는 몽롱한 환상을 보는 것 마냥 광장의 풍경이 번진다.
클래식하고 낭만적인 트램의 인테리어. 디자인적 이유보다는 기능적 이유로 달려있겠지만..예쁘다.
낡아빠져 구태의연하고 구시대적이고 구식이지만 그래서 아름다운 오래된 트램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싣고 오르락 내리락 하였을까 이 낡고 오래된 트램..
광장 아래에서 글로리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오르면 바로 알칸타라 전망대가 보인다.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넓고, 적당히 가려주는 편안한 곳
주말 밤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전망대에 놀러 왔고, 많은 사람들이 한쪽에 서서 무언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눈앞에 마치 꿈처럼 펼쳐지는 리스본의 아름다운 야경..
4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경험했고 공유한 탓일까
어둠이 내려앉고 가로등이 예쁘게 비쳐주는 리스본을, 아내와 나는 한참을 서로 말없이 바라보았다.
한족에서는 편안한 자세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며 각자의 시간과 서로의 시간을 나누고 있다.
역시 이런 자리에 빠질 수 없는 맥주
함께 있어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주는 기분 좋은 기운이 가득 넘치는 곳
뭐랄까..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보는 리스본은 굉장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파리의 화려함도, 프라하의 낭만도, 부다페스트의 에너제틱함도 없었지만..
알 수 없이 포근하고 편안하게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마치 방금 전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로 보이는 것과도 같은 커플 (하지만 결혼 10년차 막 이러고)
전망대에는 친구 가족과 함께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유난히 연인들이 많이 보였다.
함께 있으면 마치 사랑이 싹트고 샘솟을 것만 같은 이 곳의 분위기 덕분일까..
외롭니..?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망원경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
너도 나중에 커서 연인과 이곳에 오렴 허허
누군가를 애타고 간절히 기다리는 것 같은 여인..둘이 와도 혼자 와도 여럿이와도 좋은 곳..
아쉬워..아름다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레스타우라도레스 광장으로 내려가는 트램을 타는 사람들
트램 입구에서 표와 돋을 걷고 있다.
쵝오!!// 말괄량이 아가씨
누군가의 뒷모습. 트램이 담게 될 또 다른 이야기
마지막날 밤을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근사하게 보내고 그대로 숙소로 돌아가기 아쉬워
우리는 리스본의 밤에 한 번 더 깊게 젖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리스본 최고의 핫플레이스를 찾았다.
확실히 핫 플레이스답게 늦은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리마다 장소마다 넘쳐났다.
사람도 얽히고 차도 얽히고 이마저도 아름다운 리스본의 마지막 밤
저 멀리 보이는 클래식 트램. 너와도 이제 안녕이구나..
뭔가 흥겨운 기운에 이끌려 들어가본 골목..
포르투갈이 전체적으로 노천 레스토랑 문화가 발달해있는데
여기는 정말 그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다. 너무나도 흥겹다. 골목골목의 분위기
이 곳에 오면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파두를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게 안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즐기진 못했는데 그게 많이 아쉬웠다.
포르투갈 문화의 한 단면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간 것 같아서. 그 아쉬움은 다음번 방문때 채우리라..
택시마저도 낭만적으로 보이는 밤
이 사진만은 꼭 흑백으로 남기고 싶었다. 뭔가 매그넘 회원의 포스가 느껴졌던 한 아저씨
한국인에게 유명한 리스본 철판 스테이크 맛집 카방카스.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난다.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려서 따라가 보았더니 어느 골목에서 악단이 신나게 연주를 하고 있었다.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밤에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우리는 꼭 이 밤에 이 분위기에 젖어 식사를 하고 싶었다.
음악이 들리는 아무자리나 앉기로..골목 양 옆으로 늘어선 노천 테이블
그리고 그 중간을 가로지르는 훈남훈녀
이 사진 너무나도 맘에 든다. 분위기도 조명도 구도도 우측으로 곧고 위로 쭉 뻗은 골목길도 분위기도
리스본의 밤을 대표하는 사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rt is everywhere 정도 되려나..
이정도가 음악이 잔잔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자리라 우리는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
가게 벽에 달린 등이 흐르는 밤을 밝게 비추는 중
악단의 연주는 그칠 줄을 모르고..아코디언을 맨 분에겐 개인적으로 심심한 위로를 드리고..
이런 분위기에 빠질 수 없는 맥주 한잔//
이런 곳에 혼자 와서 먹다니 혼자 음식먹기 레벨 몇? 편안한 차림새를 보아하니 현지인?
너무나도 행복한 사진이 아닐 수 없다. 테이블에 앉아 좋아하는 사람과 어울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고
이제 연주를 접고 악기를 넣고 있는 악단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고 있다. 골목을 가득 채우는 행복하고 즐거운 웃음꽃 펑펑
그 와중에 등장한 음식 덕분에 우리부부 역시 웃음꽃이 활짝 : )
아내도 맛있는 음식 한 접시 촥//
아름다운 곳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슬슬 돌아가는 중
금요일 밤의 열기는 식을줄 모르고 도시 여기저기에 여운을 남기는 중
둘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이야기와 웃음꽃이 활짝 핀다.
밤에 더욱더 화려하고아름다워지는 호시오 역
어찌 이런 도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리스본에 맨 처음 도착했던 그 장소에서 마지막날 밤 그 순간을 담아두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리스본 마지막 날..
유럽 최고의 벼룩시장을 가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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