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19
둘째날: 왕궁과 왓 프라깨우 → 짜뚜짝 시장 → 인디고 호텔 야외 수영장 → 라바나 마사지샵 → 색소폰 재즈바
온전히 한 도시에만 머문 적이 드물었던 우리는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 한 도시만 여행하는게 얼마나 여유로운지 깨닫게 되었다.
여행 도중에 다시 숙소에 들어와 지친 체력을 보충하고
다시 힘을 내어 밤에도 나돌아다닐 수 있다니..
밤이 되어도 방콕의 거리는 여전히 화려했다.
둘째날 밤에는 태국의 정통 마사지를 받아보기로 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마사지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는
한 편으로는 기대도 되었고 한 편으로는 이게 뭔 짓인가 싶기도 했다.
마사지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효능도 몰랐고 차라리 이 시간과 돈으로
방콕에서 더욱 즐거울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기 때문.
마사지의 원조라 불리는 태국, 그 중에서도 방콕에는 정말 많은 마사지샵이 많다.
한 번에 수 천원 밖에 안하는 값싼 길거리 마사지에서부터 한 번에 수십 만원 정도 하는 값비싼 것 까지 그 종류가 실로 다양하다.
방콕에 왔으면 적절한 수준에서 양 극단을 누려볼 필요가 있다.
길거리 마사지도 받아보고, 꽤 괜찮은 마사지샵에서도 받아보고.
아내와 나는 후자를 택했는데 방콕의 유명한 마사지샵 중 하나인 라바나 마사지샵으로 향했다.
스쿰빗 역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일단 스쿰빗 역으로..
방콕도 성장하고 있는 도시인가..무언가 거대한 건축물이 자라나고 있다.
스쿰빗 역에는 유명한 쇼핑몰인 터미널 21이 있다.
때문에 여기서 쇼핑을 한 뒤 라바나 마사지샵으로 향하는 동선도 꽤나 인기 있다.
하..정말 말이 안나오는 교통 지옥.
꽤나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는 차들로 꽉 막혀있다.
한겨울에도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는 방콕이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내고 있다. 더운 나라의 크리스마스 준비라니 봐도 봐도 색다르다.
라바나 마사지샵은 그 유명세와는 달리 대로변에서 멀찌기 떨어진 좁은 골목 사이에 숨어 있다.
가는 도중 수 개의 마사지샵이 보였으며 한국 음식 거리도 보였다.
드디어 도착한 마사지샵. 두근두근
건물 외관만으로는 그리 좋아보인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왠걸
실내는 굉장히 세련되고 편안해보였다. 손님을 맞이하는 로비가 넓고 쾌적했다.
소파부터 앉거나 기대기 정말 편해보이고 뒤로는 마사지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마사지를 하기 전 시향을 할 수 있었는데
향기만으로 사람을 이렇게 물렁물렁하게 만들 줄이야..신세계 ㄷㄷ
방콕 라바나 마사지샵에는 마사지와 관련된 다양한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마사지를 받기 전이나 받은 후 대기 중에 끊임없이 눈길이 간다.
따뜻하게 데펴져 손으로 만지면 기분이 좋은 항균 핸드타월과
그윽한 향과 깊은 맛이 일품인 차가 나온다.
마사지를 받기 전에 손님의 취향을 적게 되어 있다.
주의할 점은..저 위에 보면 strong/standard/soft가 있는데..
괜히 허세부려서 strong을 체크하면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경험자)
웬만하면 그냥 스탠다드를 체크합시다..
취향저격 종이를 제출하면 로비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이런 장소에서 발을 닦아준다.
무언가 황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님 ㅋㅋ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하겠다면..
마사지샵에 오기 전 발은 좀 닦고 옵시다..ㅋㅋ
발까지 닦은 후 우리는 또 가이드에 이끌려 건물 깊은 곳으로 하염없이 들어갔다.
노동착취의 현장. 눈이 핑글핑글
아무리 봐도 적응되지 않는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 들어찬 크리스마스 트리 ㅋㅋ
밖에서 보기에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이었는데 건물이..늘어나나?ㄷㄷ
가도가도 끝이 없는 미로를 계속 탐험하는 중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잘 꾸며놓았다.
은은한 조명에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향과 연기
그리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조각들까지(아닌가..좀 무서운가?ㅋㅋ)
이러다 납치되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때 즘 우리의 방이 나타났다.
2인실을 예약했고, 나무로된 바닥 위에 매트리스를 깔아놓았다.
황토색 옷으로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으면 밖에서 마사지사들이 들어온다.
그리고 지옥은 시작 아니 신세계가 펼쳐진다.
마사지를 정말 처음 받아보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개운하고 시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다수의 아픔과 고통이 수반되었다 ㅋㅋ
분명 맨몸으로 마사지를 하는 것 같은데 뭔 몽둥이로 온 몸을 누르는 듯한 착각이
(나중에 확인해보니 무슨 홍두깨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듯)
중간중간 마사지사와 함께 호흡하며 아크로바틱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도 캐난감//
평소 마사지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마사지를 받으며 느낀건 이건 정말 전문직이라는거-_-a
태국에 마사지 학교가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있을만 했다.
중간중간 내 온몸을 비틀고 뼈마디를 몽둥이로 짓이기는데
버티지 못하고 끄응..을 비롯하여 윽..악..으악...으갸갸갸갸갹 하고 터져나온 외마디 비명이
마사지사들의 비웃음을 샀다 ㅠ_ㅠ
마사지사와의 격전의 현장.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신기하게도 뼈가 사라지고 물렁물렁해진 내몸이 느껴졌다 (좋은건가 나쁜건가)
내몸은 아파 병들어가는데 너희는 뭐가 좋다고 악기질이냐!!! (그릉그릉)
햐...저 좁은 수로에 저 커다란 물고기라니..
끝나고 나니 고생했다며 차와 간단한 먹거리를 준다.
그래 고생했지. 하....
생전 처음 마사지를 받아본 심정은..정말 새롭다는거?
그리고 생각보다 마사지를 하는게 어렵다는거?
받을땐 죽도록 아팠는데 받고나니 좋다는거?
태국 방콕에 여행오신다면, 마사지는 정말 꼭 받아봅시다.
서울에서 이정도 서비스 받으려면 얼추 십 수만원은 합니다요 ㅋㅋ
다음 이야기는 둘째날 밤의 하이라이트, 색소폰 재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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