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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2015_방콕

방콕 여행 .. #12 방콕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기자, 색소폰 재즈바

151219


둘째날: 왕궁과 왓 프라깨우 → 짜뚜짝 시장  인디고 호텔 야외 수영장 → 라바나 마사지샵 → 색소폰 재즈바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고 나니 온 몸이 개운해졌다.

비록 마사지를 받을 땐 천국과 지옥을 수 차례 왔다갔다했지만

역시 이래서 다들 마사지를 받는구나 싶었다.


셋째날의 마지막 행선지는 전승기념탑 근처에 위치한 재즈바 색소폰(SAXOPHONE)

여행 전부터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한 곳이다. 이런 식의 소규모? 음악공연을 좋아하는데

좋은 재즈바 많기로 유명한 상하이에서 단 한 곳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방콕에서 그걸 풀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밤의 도시 방콕에도 좋은 재즈바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색소폰은 손꼽히는 곳이라 함..



라바나 마사지샵에서 재즈바 색소폰까지는 꽤나 먼 거리였는데

몸이 편하고자 택시를 탈까 했는데 도로 사정을 보아하니(위 사진) 절대 택시를 타고 갈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방탄소년단을 이용해 가기로..아니 무슨 도로가 하루 왠종일 막혀-_-a



BTS를 이용해서 색소폰 재즈바에 가려면 일단 전승기념탑 역(Victory monument)으로 가자.

여기서 4번 출구로 나와서 5분 정도 걸으면 색소폰 재즈바에 도착한다. 자세한 건 아래 구글지도 참고



교통 자체는 편한 곳에 위치했는데 도로 사정은 좋지 않다. 특히 주말 밤에는 항상 막히는 곳이라 BTS를 이용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밤에 보는 전승기념탑. 딱히 시간을 내어 들를만한 관광지가 아니라 동선에서 뺐는데

이렇게 방콕을 왔다갔다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어차피 한 두 번은 지나가고 여러 번 차 안에서 보게 된다. 

방문했을 때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예쁘게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동대문 옷가게를 연상하는 야시장

방콕도 서울만큼이나 잠들지 않는 도시였다. 



빙글빙글 길을 따라 걷다보니 나온 색소폰 재즈바. 

이게 근데..이런데 재즈바가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골목에 있기 때문에..

의구심을 버리고 구글신이 알려주는 곳으로 걸어갑시다. 


우리나라마냥 가게 앞에 '색소폰 재즈바'라는 거대한 간판 같은게 없어서

여차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정면 사진을 잘 기억하자.


참고로 운영시간은 저녁 6시에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이며..

공연은 9시부터 시작하니 공연을 기대하고 너무 일찍 가면 곤란해진다ㅋㅋ



설레이는 맘을 안고 실내로 들어갔다.

그냥 지나칠듯 말듯한 외부 풍경과는 달리

묵직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진한 음악의 향기가 확 풍겨오는 그런 느낌이랄까..



우리가 색소폰 재즈바를 찾은 시각은 대략 밤 11시가 가까워진 시점이었는데

이미 1층은 만석이라(1층에 있는 좋은 자리에 앉으려면 예약은 필수라고) 2층 구석진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1층은 이미 만석이고 2층 역시 여기저기 사람들로 꽉 들어찬 상태. 

2층에서 내려다본 공연장 모습.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만큼 밀도 있는 에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다. 



색소폰 재즈바의 내부 풍경. 억지로 꾸미지 않았음에도 굉장히 세련되고 적당히 낡았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내가 좋아하는 그런 풍경이었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음식이나 음료를 시켜야 한다. 

우리는 간단히 음료만(시키려했지..) 시켰는데 오른쪽이 색소폰 모양의 맥주잔ㅎㅎ



우리는 공연을 기대하고 왔는데 몇몇 사람들은 '음악따위'라는 쿨내를 풍기기도 했다.

여러 번, 자주 왔다면 음악은 백그라운드로 깔아놓고 하고싶은 걸 해도 되겠다 싶었던..



공연장 바로 앞자리에 앉은 행운아들.

행운아라기엔 부지런하게 예약을 했겠지?


연령대가 정말 다양했다



젊은 사람에서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이런 자유로움이 정말 좋았다. 어느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남녀노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란 것이



가게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쳤다. 한눈에 훑기에도 예뻤는데

구석구석 눈길이 가는 장식들이 정말 많았다. 



음료만 시키려 했는데 나의 식탐이 폭발하면서 값 싼? 스테이크도 하나 시켜버렸다. 

근데, 방콕에서 먹은 음식 중 이게 제일 맛없었다-_-;; 색소폰 재즈바에 오면 이런 음식은 시키지 맙시다 ㅠ

내가 고기를 남긴적이 태어나서 몇 번이더라..어우...너무 질기고 힘줄도 많았고 -_ㅠ



약간의 휴식시간을 마치고 드디어 밑에 아티스트들이 등장하여 악기를 세팅하더니 이윽고 음악 시작!



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공연에 쏠리기 시작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음악따위 공연따위는 신경도 안쓰는 쿨내나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다. 

2층 구석진 자리에서 음악을 들으며 단란하게 식사하고 있던 외국 커플


부러웠다. 솔직히. 이런데 처연할 수 있는 여유가.

난 방콕에 언제 또 올지 모르니 하나하나가 전부 다 눈길이 가고 소중한데



2층 내가 머물렀더너 장소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7시 방향에 내가 고기를 남긴 흔치 않은 장면이 보인다 ㅋㅋ


2층도 사실 음악을 감상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다만, 난간? 때문에 1층이 잘 보이지 않아 무릎을 꿇고 고개를 빼야 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2층에서 충분히 음료와 음식(...)을 즐긴 뒤 자리를 옮겨보았다.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정면으로 담은 모습. 

각자 다양한 표정으로 공연을 즐기고 있다. 



2층에는 당구대도 있다. 



1층으로 내려왔다. 적절히 좌석에 앉은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 곳에 서는 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확실히 2층보다는 1층이 공연을 감상하기에는 좋다. 두툼한 몸을 갖고 계신 아저씨는 예상대로 육중하고 두터운 음성으로 노래를 하셨다.



빼꼼히 2층에서 공연장을 내려다보는 아가씨님



3평 남짓한 공연장에 겨우? 서너 명 되는 밴드였지만

색소폰 재즈바를 가득 채우기엔 넘치는 에너지와 공연이었다. 



작은 공연임에도 아티스트들은 훌륭하게 그리고 즐겁게 연주하였다. 



정말 분위기 넘쳤던 보컬님



1층엔 의자에 앉은 사람도 있고 바에 앉은 사람도 있고 서있는 사람도 있다. 

자리가 없어서 2층에 갔다 해도 내려와서 적당히 눈치 보며 방해 안되게 서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장 바로 앞자리에 앉아 내내 진지하게 음악을 듣고 계셨던 할아버지

계속 눈에 띄던 분이셨다. 나도 저렇게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문화를 즐기러 한 밤에 나올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연장 맨 앞 줄에 앉은 사람들 표정은 특히 유심히 봤던 것 같다.

뭔가 다들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 같아서



바에 앉았던 사람들도 어느 순간 뒤를 돌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방콕 색소폰 재즈바에는 현지인도 많았지만 서양인들도 많이 있었다. 



글로 제대로 표현 못하고 사진으로 대신했지만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던 경험이었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재즈공연이겠지만

타지에서 가볍게 크지 않은 비용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매너 있는 관객과

예쁜 공연장에서 즐기는 경험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방콕 색소폰 재즈바, 정말 강추합니다 : )



재즈바는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고, 우린 그 때 까지 있을 수 없어서

대략 자정을 기점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나오는 발걸음이 잘 떼어지지 않아서 혼났지만..


근처 편의점을 들러 대형 요구르트를 손에 쥐어보았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편의점에서 아까 그 공연장 맨 앞줄에 앉아계시던 할아버님을 보아서 급하게 담았다.

정말 인상깊었던 분인데 오른팔에 팔찌를 주렁주렁 매단 걸 보니 보통 분은 아니구나 싶었다.

젊게 사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부러웠던.



자정을 넘기니 꽉 막혔던 도로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흘렀다.

편하게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택했다. 



다행스럽게도 가는 길은 그다지 막히지 않았는데, 숙소로 돌아가는 밤 길의 방콕은 정말 아름다웠다. 

도시의 밤의 아름다움에 취하기 쉽지 않은데 차창 밖을 보며 말 없이 지나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음..잠시 신호대기중일때 어느 서양인이 갑자기 도로 중간으로 걸어오더니 우리 뒷편의 무언가를 핸드폰에 담고 있었다;;



밤에 길게 늘어선 택시행렬. 차들이 줄어드니 택시는 늦은 밤의 좋은 교통수단이 된다. 



숙소로 돌아와서 여행의 여흥을 줄이지 못하고 룸서비스를 시켰다.(여흥과 룸서비스가 무슨 관계란 말인가)

전 날 먹었던 파스타가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더 시켰는데, 여전히 맛있었다 (인생파스타 ㅠ_ㅠ)

정말 여기서 먹은 파스타 맛은 잊지 못할거야 ㅠ_ㅠ 난데 없이 뜬금 없이 호텔 룸서비스에서 인생 파스타를 만나다니 인생이란 ㅋㅋ


넷째날도 더욱 재미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욱 재미있고 떠날 날이 다가와 아쉬워지는 흥미진진한 방콕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