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21
반타공항에서 취리히 공항까지의 비행은 정말 끔찍했다.
내 평생 이런 비행은 처음이었다.
귀가 찢어질듯 아파왔다.
'차라리 날 죽여!!!' 라고 수십번을 맘속으로 외쳤다.
원래 비행기타면 남들보다 귀가 많이 아프긴 한데
이 날 따라 이상하게 귀가 너무 아팠다.
파일럿 아저씨가 과속을 했든지
고도를 착각했든지
아니면 이날따라 내 귀가 미쳐가지고 이랬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멘탈과 귀가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취리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취리히에서 스위스 패스를 개시했다.
별로 어렵지 않다. 알아서 해주신다.
루체른으로 가기 위해 취리히 중앙역으로 갔다.
현지시각으로 저녁 7시 10분에 도착.
하지만 멘탈은 유럽 어딘가에 공중분해되어 날아가버림.
루체른까지 가는 열차시각은 조금 남았고..
역도 둘러보고 생존음식을 구하기 위해
식료품점에 들렀다. 바야흐로 신나는 순간이지만
스위스의 살인적인 물가를 처음으로 느낀 순간.
플랫폼에서 루체른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중.
아내가 물을 사고 싶다고 다시 가게로 향하고 있다.
루체른으로 가는 열차 탑승.
스위스 열차 너무너무 좋다.
독일 열차 만큼이나 깨끗하고 쾌적하다.
게다가 이 땐 사람들도 타지 않았다.
커다란 캐리어가 두 개였는데
불편치 않게 루체른 까지 갔다.
텅 빈 열차
이 쯤해서 아내의 멘탈도 나가기 시작했다.
스티커 뒷편에 가려진 넋나간 표정.
사실 둘 다 지쳤다.
아무리 결혼식을 마치고 하루를 쉬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지치고..두번째 비행기가 너무 힘들어서//
내리기 직전의 상태.
드디어 루체른 역에 도착. 대략 현지시각 9시에 근접한 시각.
우와 루체른이다!!!! 라는 생각보다 우와 드디어 도착했다 쉴 수 있어!! 라는 생각이 더 컸다
사진 중앙에 우리가 예약한 호텔 몬타나가 보인다.
정말 작게 보인다.
루체른 중앙역의 모습. 고풍스럽다.
다리를 건너는 중...지친 몸과 정신상태로
10여 시간을 날아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숙소로 가는 첫 날이
여행에 있어 가장 큰 고난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호텔 몬타나로 가는 길을 제대로 알아두지 않아서..
큰 길로 편하게 갈 수 있었는데, 골목골목 돌고 돌아서...고행의 길로 가게 되었다.
원래 큰 길로 가다가..푸니쿨라를 타고 편히 올라갈 수 있었는데..
캐리어 두 개와 베낭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33
진짜 피곤해 죽을 뻔...
결국 도착한 호텔 몬타나.
로비에 있던 안내원이 지쳐보인다고 말을 건내주어서..
비행기 안에서 죽을 뻔 했다고 화답했다.
그 이후로 뭐라뭐라 안내해줬는데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빨리 숙소로 들어가기 바빴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 몬타나 방. double room with lake view, 2박에 70여 만원.
작고 아담하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방이다.
여행 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블로그에서 경험하고..고민하다가 예약한 방을 실제로 보면
재미있다. 보던 만큼 좋은 곳도 있고 그보다 아닌 곳도 있고
더 좋은 곳도 있고...뭐..아무튼 사진으로만 보던 걸 실제로 보는 재미랄까
루체른 호수와 시내의 백만 불 짜리 야경.
어디서나 아무데나 쉽게 갖다 붙이는 수식어지만
정말 예쁜걸?
돈을 좀 투자해서 lake view에 머문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겨우 이틀 뿐이었지만 여행에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호텔 몬타나의 웰컴 드링크와 웰컴 브레드.
루체른의 명물 카펠교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근데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흡사 진짜 카펠교를 씹어먹는 듯한 느낌..-_-a
약간은 으스스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여길 온 것이라..
아내와 함께 테라스에서 계속 구경했다. 아름다운 풍경.
다음날 리기산 트레킹을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해서
밤 구경은 이쯤해서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루체른의 첫 인상은 깨끗하다. 힘들었다. 기대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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