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이 비명을 질러댔다.
끄아아아아아악!!!!!! ...흠..
어제보다 일어나기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힘들게 몸을 일으켜 씻고 차에 올라탔다.
어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한시간 반 이상 걸렸으니
이번에는 김포TG 지나서 행주대교 타고 넘어가 보기로...
오..한시간도 안걸렸다. 참고해야지.
경인고속도로는 너무 막힌다.
전 날 페인트 칠할 땐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밝은 오전에 다시 보니 색이 조금 씩 하얘지는게
뭔가 되는구나 싶었다.
아내는 오늘도 늦잠.
상관 없다. 나혼자 끝내버리자! 라는 마인드로. 열심히.
어제 막판에 롤러를 씻다보니 뭔가 이상해져서..
새로 사려고 홈플러스에 다시 갔다.
LOL 결승전이 열린댄다. 상암경기장.
그래서 그런지 왠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들도.
시끄러움과 번잡함을 뒤로 하고 홈플러스 공구 쪽으로 갔다.
어제 보았던 롤러가 없다. 그새 팔렸나보다. 역시, 필요하면 그 때 사야해.
하는 수 없이 아파트 상가에 있는 인테리어 집에 가보기로..
어라..여기 원하는게 많네? 롤러도 어렵지 않게 구매. 진작 이리로 올걸..
다시 아파트로 올라가니 대략 10시 반? 정도..
전날 페인트 완성한 순서대로 다시 작업하기로..
일단 다용도실 선반. 페인트 2회 칠하니 색이 먹는다!!
오..이쁘다. 이대로만 되거라!!
그다음은 창문..아..너님을 몇 번 칠하는거니..
세 번이나 이 짓을 하게 되다니..
어제의 섬세했던 손길은 온데간데 없고
될대로 되라지 식의 거침없는 붓질이 창문을 부벼댄다.
그 와중에 막 페인트 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어차피 이 쯤 되면 너죽고 나죽자 식의 심정이었기에
내가 더러워지든 창문이 더러워지든 집안꼴이 어찌되든
일단 이놈들을 칠하고 보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정말 미친듯이 칠했다. 중간에 아내가 와서..잠시 나가서 가마로 강정 등으로 요기를 하고..
또 다시 미친듯이 칠했다. 아 가마로 강정 꿀맛..
지금이야 뭐 돗자리 이상한거 펼쳐놓고 안방에 쭈그러져서 먹지만
두 달 뒤엔 그럴듯한 곳이 되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역시, 비전이 중요해. 지금 아무것도 없는 지저분한 곳이지만
비전 하나로 이렇게 움직이잖아.
아무튼..아내는 개인사정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홀로 집에 남아 참선과 도 닦는 심정으로 음악 틀어놓고 남은 페인트 칠을..
그래도 역시 두번째 페인트 칠 하니 색이 먹긴 먹었다.
하지만 여전히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창문이고 문이고 너무 오래되어서..
아무리 페인트를 칠해도 그 벗겨지고 까지고 이가 나간 형태가 보완되지는 않았던 것..
칠해도 칠해도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가 없더라.
기왕 이렇게 된거 빈티지로 가자!! 라는 마음으로..마구 붓질을..
아무튼..글로 미처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의 고생을 하고..
어찌어찌하여 페인트 2회 칠 까지 다 마쳤다.
어제는 이걸 언제 다 하지? 라며 울뻔했지만
오늘은 이걸 언제 다 치우지? 라며 울뻔함.
마스킹 테잎도 다 떼야 했고...집안 여기저기 널린 도구들 쓰레기들..
하...해는 지고..집엔 혼자 남아있고, 스피커로 흘러 나오는 노래도 구슬프고
처량맞다 참으로.
그래도 꾸역꾸역, 뭔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눌러가며
차근 차근 하나 하나 정리하다 보니 그래도 뭔가 되는지라..
결국 5시 반 정도에 정리까지 얼추 해놓고 작업 완료.
그래도 생각한 일정에 맞춰서 좋았다.
차 유리창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붙은건 함정.
이제 여기 입주민인데..-_-a
스스로 페인트질하고 뭔가 달라지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장판과 도배를 어차피 새로 해야했던 것이 신의 한수였다.
마스킹 테잎이나 커버 등을 할 이유가 없었고 때문에 붓질도 거침없이 할 수 있었다.
만약 장판/도배가 되어 있었다면 지금 작업량/시간의 곱하기 2는 했어야 했다.
그럴거면...안해!!!
이제 욕실이랑,,다용도실, 현관, 현관바닥, 베란다 등만 하면 된다.
일견 많아 보이나, 작업양에 비하면 어제오늘 한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제 도배/장판 하고..입주청소 하고..자잘한 것 하나씩 손보면 되겠다.
하..골병들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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